천지여아동근 만물여아일체(天地與我同根 萬物與我一體)라는 말을 들어 보셨을 겁니다. 경락과 이 말이 무슨 연관이 있는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천지만물은 홀로 존재할 수 없고 상호 연결되어 순환합니다. 우리 세포 하나하나는 우리 몸 전체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별 세포로는 우리 전체를 나타낼 수 없습니다.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정보를 주고받아야 최적의 생명 유지를 위한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생물학적인 신경과 다른 유심적인 기의 흐름이 경락입니다. 경락은 기가 흘러가는 통로인데 흐름이 원활하지 않으면 병이 됩니다. 반대로 인체 기능에 이상이 발생하면 경락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고, 특정 위치에 반응 현상이 나타납니다. 그런 반응 현상이 나타나는 곳을 경혈이라고 합니다.
김홍경선생님께서 경락은 단순히 기의 통로가 아니라 의식과 감정의 통로라고 정의하셨습니다. 우리가 평소 ‘기가 막힌다.’는 표현을 자주 쓰죠? ‘기분이 나쁘다.’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열을 받으면 얼굴이 붉어지기도 하고 무서운 생각이 들면 등골이 오싹하면서 찬 기운이 내려가기도 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모두 경락으로 흐르는 기의 작용입니다. 싸우기 직전에 허리에 손을 얹고, 자신감이 넘칠 때 가슴을 펴고, 궁핍할 때 등을 구부리는 등의 행동도 모두 경락의 작용입니다. 경락의 명칭에는 이런 내용들이 모두 함축하여 표현되어 있습니다. 전에 보내드린 것처럼 육장육부는 단순히 해부학적인 기관의 명칭이 아닙니다. 각 장부의 주된 역할과 그에 수반된 다양한 기능은 물론 정신적인 감정이나 의식의 부분까지 포함한 개념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양경락은 등이나 측면에 있고, 음경락은 앞쪽에 위치합니다. 손가락에서 양경락은 들어오고, 음경락은 흘러나갑니다. 발의 경우 양경락은 나가는 방향이고, 음경락은 들어오는 방향입니다. 손가락을 펴서 들고 서 있는 것을 상상해 보십시오. 양경락은 손가락에서 뒤쪽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고, 음경락은 발가락에서 안(앞)쪽을 따라 위로 올라갑니다.
경락의 명칭은 경락이 시작 또는 끝나는 손발, 육기, 육장육부를 조합하여 지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수태음폐경은 엄지손가락으로 흘러가나는 폐경인데 태음이라는 육기명이 붙어 있습니다.
폐경은 오행상 金인데 육기상 즉 내용물은 태음 즉 습한 것, 만족, 게으름 등의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폐는 재물을 상징하는 장이므로 기가 부족하면 재물에 대한 근심으로 병이 생기고, 과하면 비만, 폐암 중풍에 걸리기 쉽습니다. 다른 장부에 대해서는 전에 보내드렸던 메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첨부에 전에 보냈던 메일과 몸의 전, 후면 경락도, 김홍경님의 저서 ‘사암침법으로 본 경락의 신비’를 요약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경락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면 관련 서적을 읽어 보시기 바라고, 경락 경혈도가 필요하신 분은 제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