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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수행시(修行詩)

꿈과인생 2012. 9. 18. 09:41

수행시(修行詩)
 
 

ㅁ 진묵대사 (震默大師)

 

奇汝靈山十六愚

기여영산십육부
樂村齋齊飯幾時休

요촌재제반기시휴
神通妙用雖難及

신통묘용수난급
大道應問老比丘

대도응문노비구

 

저 신령스러운 산의 열 여섯 어리석은 자여
마을의 잿밥을 즐기는 것을 언제나 쉴 것인가?
신통과 묘용은 비록 따르기 어려우나
대도는 응당 이 늙은 비구에게 물을지어다.

 

天衾地席山爲枕

천금지석산위침
月燭雲屛海作樽

월촉운병해작준
大醉居然仍起無

대취거연잉기무
却嫌長袖掛崑崙

각혐장수괘곤륜

 

하늘을 이불로 땅을 자리로 산을 베개로 삼고
달을 촛불로 구름을 병풍으로 바다를 술통을 삼아
크게 취하여 거연히 일어나 춤을 추니
도리어 긴 소맷자락이 곤륜산에 걸릴까 걱정되노라

 

ㅁ 지공선사(指空禪師)

 

禪無堂內法無外

선무당내법무외
庭前栢樹認人愛

정전백수인인애
淸凉臺上淸凉日

청량대상청량일
童子數沙童子知

동자수사동자지

 

선은 집안이 없고 법은 밖이 없으며
뜰 앞 잣나무 사람의 사랑을 얻으니
맑은 누대 위로 맑은 햇살 비추는 날에
동자가 모래를 세니 동자가 알더라.

 

ㅁ 나옹대사(懶翁大師)

 

阿彌陀佛在何方

아미타불재하방
着得心頭切莫忘

착득심두절막망
念到念窮無念處

염도념궁무념처
六門常放紫金光

육문상방자금광

 

아미타불이 어느 곳에 있는가
마음 머리에 붙여 간절히 잊지 말아라.
생각이 이르고 생각이 다한 생각 없는 곳에
육근 문이 항상 자금광(부처님의 광명)을 내더라.

 

阿彌陀佛非聾漢

아미타불비농한
念念彌陀爾奈何

염념미타이내하
空山雪雨無人境

공산설우무인경
驀地相逢是自家

맥지상봉시자가

 

아미타불이 귀머거리가 아니거늘
생각 생각 미타를 부르니 너 어찌 하려고
빈 산에 눈 덮여 사람 경계 없는 곳을
뛰어넘은 경지에 서로 만날 때 이 내 집이더라.

 

入無堂內出無外

입무당내출무외
刹刹塵塵選佛場

찰찰진진선불장
庭前栢樹更分明

정전백수갱분명
今日何初四月五

금일하초사월오

 

들어가도 집안이 없고 나서도 밖이 없으니
온 세계가 모두 부처님 도량이라.
뜰 앞 잣나무 다시 분명하니
오늘이 초여름 4월 5일입니다.

 

山河大地眼前花

산하대지안전화
萬像森羅亦復然

만상삼라역부연
自性方知元淸淨

자성방지원청정
塵塵刹刹法王身

진진찰찰법왕신

 

산하 대지는 눈앞에 꽃인데
천삼라 지만상 또한 다시 그러하더라.
바야흐로 자성을 아니 원래 청정한 자리이요
진진찰찰이 법왕의 몸이더라.

 

ㅁ 부설거사(浮雪居士)

 

目無所見無分別

목무소견무분별
耳不聽聲絶是非

이불청성절시비
分別是非都放下

분별시비도방하
但看心佛自歸依

단간심불자귀의

 

눈으로 보는 바가 없으니 분별이 없고
귀로 듣는 소리 없으니 시비가 끊어졌다.
분별 시비를 모두 놓아 버리니
다만 심불이 스스로 귀의함을 보더라.



ㅁ 정명도(程明道)

 

閒來無事不從容

한래무사불종용
睡覺東窓日已紅

수각동창일이흥
萬物靜觀皆自得

만물정관개자득
四時佳興與人同

사시가흥여인등

 

한가히 지냄에 일이 조용치 아니함이 없고
잠을 깨니 동녘 창가에 해가 이미 붉더라.
만물을 고요히 관하니 다 스스로 얻었고
사시절 아름다운 흥을 사람과 더불어 같이 하도다.

 

道通天地無形外

도통천지무형외
思入風雲變態中

사입풍운변태중
富貴不淫貧賤樂

부귀불음빈천락
男兒到此是豪雄

남아도차시호웅

 

도는 천지 무형한 밖에까지 통하고
생각은 풍운 변태 가운데 들도다.
부귀에 음탕치 않고 빈천에 즐기니
사람이 이에 이르면 그 사람이 영웅 호걸이로다.

 

灼灼園中花

작작원중화
早發還先萎

조발환선위
遲遲潤畔松

지지윤반송
鬱鬱含晩翠

울울함만취

 

찬란하게 핀 정원의 꽃은
일찍 피여 다시 먼저 일그러졌고
더디고 더딘 언덕의 소나무 윤택하여
울울이 늦 푸름을 머금었더라.

 

ㅁ 원효대사(元曉大師)

 

靑山疊疊彌陀窟

청산첩첩미타굴
滄海茫茫寂滅宮

창해망망적멸궁
欲識佛祖回光處

욕식불조회광처
日落西山月出東

일락서산월출동

 

푸른 산 첩첩 미타의 굴이요
푸른 바다 아득히 적멸의 궁전이라.
불조의 회광처를 알고자 한다면
해 서산에 지니 달 동산에 오르더라.

 

欲知佛祖單的意

욕지불조 단적의

日落西山月出東
일락서산 월출동

 

불조의 단적의를 물어 본다.

(부처님의 단적의는 무엇이냐?)
해는 서쪽에 떨어지고 달은 동쪽에서 나오더라.

 

서산대사(西山大師)
 
萬國都城如蟻○
만국도성여의질
千家豪傑若醯鷄

천가호걸약혜계
一窓明月淸虛枕

일창명월청허침
無限松風韻不齊

무한송풍운부제

 

만국의 도성들은 개미집 같고
일천 집 호걸들은 곤자리의 놀음이라.
한 창가 밝은 달에 베개 높여 누우니
한없는 솔바람 소리 울림이 고르지 않더라.

 

髮白非心白

발백비심백
古人曾漏洩

고인증누설
今聞一聲鷄

금문일성계
丈夫能事畢

장부능사필

 

머리털 희되 마음 희지 않음을
옛사람이 일찍이 누설했도다.
이제 한 닭소리 들으니
사람의 하는 일을 능히 마쳤도다.

 

千計萬思量

천계만사량
紅爐一點雪

홍로일점설
泥牛水上行

니우수상행
大地虛空裂

대지허공렬

 

천만 가지 사량 계교가
붉은 화로에 한 점의 눈이더라.
진흙 소가 물위를 가고
대지 허공이 찢어 졌도다.

 

신수대사(神秀大師)

 

身是菩提樹

신시보리수
心如明鏡臺

심여명경대
時時勤拂拭

시시근불식
勿使惹塵埃

불사야진애

 

몸은 이 보리의 나무요
마음은 밝은 거울이라.
때때로 부지런히 털고 닦아서
티끌 끼지 않도록 하라.

 

혜능대사(慧能大師)

 

菩提本無樹

보리본무수
明鏡亦非臺

명경역비대
本來無一物

본래무일물
何處惹塵埃

하처야진애

 

보리는 본래 나무가 없고
밝은 거울 또한 틀이 아니더라.
본래 한 물건도 없거늘
어디에 티끌이 끼일 것인가.



ㅁ 증산천사(甑山天師)


萬國活計南朝鮮

만국활계남조선
淸風明月金山寺

청풍명월금산사
文明開化三千國

문명개화삼천국
道術運通九萬里

도술운통구만리

 

만국을 살리는 비책은 남조선에서 나오고
맑은 바람 밝은 달 금산사로구나.
문명이 삼천국에 피어나고
도술은 구만리를 통하더라.


萬境本寂然

만경본적연
因心有起滅

인심유기멸
一念若不生

일념약불생
動靜何處覓

동정하처멱

 

일만 경계 본래 고요한데
마음으로 인하여 일어나고 멸함이 있더라.
한 생각 일어나지 않으면
동정을 어느 곳에서 찾을꼬.


衆苦不到處

중고부도처
別有一乾坤

별유일건곤
且問是何處

차무시하처
大寂涅槃門

대적열반문

 

중생의 고통이 이르지 아니한 곳에
따로 한 천지가 있더라
물어 보자 이 어떠한 곳인가
대적 열반 문이로다.

 

ㅁ 소동파(蘇東坡)


溪聲便是長廣舌

계성변시장광설
山色豈非淸淨身

산색기비청정신
夜來八萬四千偈

야래팔만사천게
他日如何擧似人

타일여하서사인

 

시냇물 소리가 부처님의 장광설인데
산색은 어찌 청정신이 아니리
여래의 팔만 사천 미묘한 법문을
다른 날 어떻게 사람들에게 들어 보이랴.


素紈不○意高哉

소환불화의고재
○着丹靑墮二來

당착단청타이래
無一物中無盡藏

무일물중무진장
有花有月有樓臺

유화유월유누대

 

흰 비단 그대로 그리지 않음도 뜻이 높더라.
만일 그림을 그린다면 붉고 푸른 두 가지에 떨어지리
한 물건도 없는 그 가운데 갊지 않은 것이 없나니
꽃도 있고 달도 있고 금루 옥대도 다 그 속에 있더라.


廬山烟雨浙江潮

여산연우절강조
未倒千般恨不少

미도천반한불소
到得歸來無別事

도득귀래부별사
廬山烟雨浙江潮

여산연우절강조

 

여산의 비와 안개 절강의 조수를
가보지 않았을 땐 한이 적지 않더라.
가보고 돌아오니 별것이 아니니
여산의 비와 안개 절강의 조수더라.

 

ㅁ 포대화상(布袋和尙)

 

一鉢千家飯

일발천가반
孤身萬里遊

고신만리유
靑目覩人小

청목도인소
問路白雲頭

문로백운두

 

하나의 바릿대 천 집에 밥을 빌며
고고히 몸은 만리를 노닌다
알아보는 이 별로 없어라
떠도는 흰 구름에게 길을 묻노라.

 

彌勒眞彌勒

미륵진미륵
分身千百億

분신천백억
時時示市人

시시시시인
市人自不識

시인자불식

 

미륵 참 미륵이여
천백 억의 몸으로 나투어
때때로 세속 사람들에게 보이나
세속 사람들이 스스로 알지 못하더라.

 

我有一布袋

아유일포대
虛空無○碍

허공무과애
展開○宇宙

전개편우주
入時觀自在

입시관자재

 

나에게 한 포대가 있으니
허공도 걸림이 없어라
열어 펴면 우주에 두루 하고
오므려 들일 때도 자재로움을 보노라.

 

ㅁ 야부선사 (冶父禪師)
 
山堂靜夜坐無言

산당정양죄무언
寂寂廖廖本自然

적적료료본자연
何事西風動林野

하사서풍동임야
一聲寒上戾長天

일성한안려장천

 

산당 고요한 밤에 말없이 앉았으니
고요하고 소소한 본래 자연(面目) 그대로더라
어쩐 일로 서풍은 불어 임야를 움직이는고
한소리 지르며 겨울 기러기 장천을 거슬러 날아간다.



ㅁ 순치황제 출가시(順治皇帝 出家詩)

 

天下叢林飯似山

천하총림반사산
鉢盂到處任君餐

발우도처임군찬
黃金白璧非爲貴

황금백벽비위귀
惟有袈裟被最難

유유가사피최난

 

곳곳이 총림이요, 쌓인 것이 밥이려니
대장부 어데 간들 밥 세 그릇 걱정하랴
황금과 백옥만이 귀한 줄을 아지 마소
가사 옷 얻어 입기 무엇보다 어려워라.

 

朕乃大地山河主

짐내대지산하주
憂國憂民事轉煩

우국우민사전번
百年三萬六千日

백년삼만육천일
不及僧家半日閒

불급승가반일한

 

이내 몸 중원 천하(中原天下) 임금 노릇하건 만은
나라와 백성 걱정 마음 더욱 시끄러워
인간의 백년 살이 삼만 육천 날이란 것
풍진(風塵)떠난 명산 대찰 한 나절에 미칠 손가.

 

悔恨當初一念差

회한당초일념차
黃袍換却紫袈裟

황포환각자가사
我本西方一衲子

아본서방일납자
緣何流落帝王家

연하류락제왕가

 

당초에 부질없는 한 생각의 잘못으로
가사 장삼 벗어 치우고 곤룡포(袞龍袍)를 감게 됐네
이 몸을 알고 보면 서천축(西天竺) 스님인데
무엇을 인연하여 제왕가(帝王家)에 떨어졌나.

 

未生之前誰是我

미생지전수시아
我生之後我是誰

아생지후아시수
長大成人裳是我

장대성인재시아
合眼朦朧又是誰

합안몽룡우시수

 

이 몸이 나기 전에 그 무엇이 내 몸이며
세상에 태어난 뒤 내가 과연 뉘이런가.
자라나 사람 노릇 잠깐 동안 내라 더니
눈 한 번 감은 뒤에 내가 또한 뉘이런가.

 

百年世事三更夢

백년세사삼경몽
萬里江山一局碁

만리강산일국기
禹疏九州湯伐桀

우소구주탕벌걸
秦呑六國漢登基

진탄육국한등기

 

백년의 세상일은 하룻밤의 꿈속이요
만리의 이 강산은 한판 노름 바둑이라
대우씨(大禹氏) 구주 긋고(劃定) 탕임금은 걸(桀)을 치며
진시황(秦始皇) 육국 먹자, 한태조(漢太祖) 새 터를 닦았네

 

兒孫自有兒孫福

아손자유아손복
不爲兒孫作馬牛

불위아손작마우
古來多少英雄漢

고래다소영웅한
南北東西臥土泥

남북동서와토니

 

자손들은 제 스스로 제 살 복을 타고났으니
자손을 위한다고 마소 노릇 그만 하소
수 천년 역사 위에 많고 적은 영웅들이
동서남북 사방에 한줌 흙으로 누워 있네

 

來時歡喜去時悲

내시환희거시비
空在人間走一回

공재인간주일회
不如不來亦不去

불여불래역불거
也無歡喜也無悲

야무환희야무비

 

올적에는 기뻐하고 갈 적에는 슬퍼하네
속없이 인간세에 와서 한 바퀴를 돌단 말가
애당초 오지 않았으면 갈일 없을 텐데
기쁨이 없을 텐데 슬픔인들 있을 것인가.

 

每日淸閑自己知

매일청한자기지
紅塵世界苦相離

흥진세계고상리
口中吃的淸和味

구중흘적청화미
身上願被白衲衣

신상원피백납의

 

나날이 한가로운 내 스스로 알 것이라
이 풍진 세상 속에 온갖 고통 여의고
입으로 맛들임은 시원한 선열미(禪悅味)요
몸 위에 입는 것은 누더기 한 벌 원이로다.

 

四海五湖爲上客

사해오호위상객
逍遙佛殿任君棲

소요불전임군서
莫道出家容易得

막도출가용이득
昔年累代重根基

석년루대중근기

 

사해와 오호에서 자유로운 손님 되어
부처님 도량 안에 마음대로 노닐세라.
세속을 떠나는 일 쉽다 말을 마소
숙세(宿世)에 쌓아 놓은 선근(善根)없이 아니되네

 

十八年來不自由

십팔년래부자유
山河大戰幾時休

산하대전기시휴
我今撤手歸山去

아금철수귀산거
那管千愁與萬愁

나관천수여만수

 

18년 지나간 일 자유라곤 없었도다
강산을 뺏으려고 몇 번이나 싸웠던가
내 이제 손을 털고 산 속으로 돌아가니
천만 가지 근심 걱정 내 아랑곳할 것 없네.



ㅁ 무이구곡시(武夷九曲詩)

 

武夷山上有仙靈

무이산상유선영
山下寒流曲曲淸

산하한휴곡곡청
欲識箇中奇絶處

욕식개중기절처
櫂歌閑聽兩三聲

도가한청양삼성

 

무이산 위에 선영이 있으니
산아래 한류가 굽이굽이 맑더라
그 가운데 기절한 곳을 알고자 할진댄
돛대 노래를 한가히 두 서너 소리 들어봐라.

 

一曲溪邊上釣船

일곡계변상조선
○序峰影○淸川

만서봉영잠청천
虹橋一斷無消息

흥교일단무소식
萬壑千峯鎖暮煙

만학천봉쇄모연

 

한 굽이 시냇가 낚싯배에 오르니
만서봉 그림자 맑은 내에 잠겼더라
흥교가 한 번 끊어져 소식이 없으니
만학천봉이 모연에 잠겼더라.

 

二曲亭亭玉女峰

이곡정정옥녀봉
○花臨水爲誰容

삽화임수위수용
道人不復荒臺夢

도인불부황대몽
興入前山翠幾重

흥입전산취기중

 

두 굽이 정정한 옥녀봉은
꽃을 머리에 꽂고 물에 임하니 누구 위한 얼굴인고
도인은 다시 황대꿈을 안 꾸나니
흥이 앞산 푸른 몇 겹에 들어가던고

 

三曲君看架壑船

삼곡군간가학선
不知停櫂幾何年

부지정도기하년
桑田海水今如許

상전해수금여허
泡沫風燈堪可憐

포말풍등감가련

 

세 굽이 그대가 골짜기에 매어 둔 배를 보니
돛대 머문 지 그 몇 년이 되었는고
상전 해수가 지금 저와 같으니
물거품 바람 앞 등잔이 가히 불쌍하더라.

 

四曲東西兩石岩

사곡동서양석암
岩花垂露碧氈○
암화수로벽전삼
金鷄○罷無人識

금계규파무인식
月滿空山水滿潭

월만공산수만담

 

네 굽이 동서 두 바위들에
바위에 꽃들은 이슬 머금어 푸르게 드리워 있더라 
금 닭이 울어 파함을 아는 이 없는데
달은 빈 산에 가득하고 물은 못에 가득하더라.

 

五曲山高雲氣深

오곡산고운기심
長時煙雨暗平林

장시연우암평림
林間有客無人識

임간유객무인식
○乃聲中萬古心

애내성중만고심

 

다섯 굽이 산은 높고 구름 기운 깊은데
긴 때에 안개비 평림에 어둡더라
숲 사이 객 있음을 아는 이 없는데
애내성중에 일만 옛 마음이더라.

 

六曲蒼屛繞碧灣

육곡창병요벽만
茅茨終日掩柴關

모자종일엄시관
客來倚櫂岩花落

객래의도암화락
猿鳥不驚春意閒

원조불경춘의한

 

여섯 굽이에 푸른 병풍이 푸른 물굽이를 둘렀으니
띠로 이은 집 종일토록 섶문(사립문) 닫혔는데
객이 와서 돛대 저으니 바위꽃 떨어지나
원숭이와 새들이 놀래지 않고 봄 뜻이 한가하더라.

 

七曲移船上碧灘

칠곡이선상벽탄
隱屛仙掌更回省

은병선장갱회성
却憐昨夜峰頭雨

각연작야봉두우
添得飛泉幾度寒

첨득비천기도한

 

일곱 굽이에 가서 배를 옮겨 푸른 여울 올라가니
은병선장을 다시 돌아보더라
가히 어여쁘다 어젯밤 봉우리에 내린 비여
비천은 얼마나 찬 것을 얻었는고

 

八曲風煙勢欲開

팔곡풍연세욕개
敲樓岩下水濚○
고루암하수영회
莫言此處無佳景

막언차처무가경
自是遊人不上來

자시유인불상래

 

여덟 굽이 바람에 연기 형세 열리고
북 다락같은 바위 아래 물이 엉켜 돌더라
이곳에 아름다운 경치 없다고 말하지 말라
이로부터 노는 사람들이 올라오지 않더라.

 

九曲將窮眼豁然

구곡장궁안활연
桑麻雨露見平川

상마우로견평천
漁郞更覓桃源路

어랑갱멱도원로
除是人間別有天

제시인간별유친

 

아홉 굽이 장차 다해 눈이 훤히 열리니
뽕나무 삼나무 비이슬이 평천을 보더라
어랑이 다시 도원 길을 찾으니
이 인간에 따로 하늘 있는 게 아니더라.

 



 

淸溪上碧樹下 茅屋數間

청계상벽수하 모옥수간
飛禽走獸 沒收我家之物

비금주수 몰수아가지물
山翁此富貴 莫作俗人傳

산옹차부귀 막작속인전

청계상 푸른 나무 아래 떼 집 두어 칸, 
날아가는 새 달리는 짐승이 다 내 집 물건이라네. 
산늙은이여, 이런 부귀 알지 못하는 속인에게는 전하지 말게.

 

출처 : 천안박씨
글쓴이 : Kingpin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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