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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태극음양 - 3 -

꿈과인생 2009. 12. 24. 11:28

 

   저는 여러분에게 지혜를 알려드리고자 이 강좌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제 어느 후배가 말하기를,

"神農百草 거쳐간 사람들은 교수 애먹이는 데 선수라면서요?"와 같은 소문이 들립니다.

여러분!

자기 자신도 아직 성숙되지 못한 상태에서 교수들 너무 면박주지 마세요.

그 사람들 쫓아내면 누가 핀치히터로 등장합니까?

제 말 잘 들으세요.

사람들은 몸이 아프면 먼저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왜?

의사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또 의사 처방전 가지고 약국에 가서 약도 복용해야 합니다.

왜?

약국의 약사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그러나 그 약은 개천에 확 내버려야 합니다.

왜?

나도 살아야 되니까... 

 

 

  오늘날의 모든 쓸모없는 강좌는 이와 같습니다.

듣고 나서는 모두 잊어버려야 합니다.

그렇다고 그 사람들 생명줄을 끊어 놓으면 안되지요.

교수들도 먹고 살아야 되잖아요?

너무 그 사람들 공박하지 마세요. 

 

  학교 강의의 기초가 觀心法이라든가 도에 입각하지 않은 사람들에 의해 행해지기 때문에 거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어디서 양방얘기를 조금 잘 주워들은 그런 차원과, 도학적인 차원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것입니다.

먼저 內革하세요.

질문을 자주해서 교수들을 당황하게 하는 쾌감을 느끼는 것도 일종의 승부욕이올시다.

부처님께서도 승부욕[勝氣]이 많으면 도를 이루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이기고자 하는 기운이 많으면 도를 이룰 수 없습니다.

그것도 일종의 자기 거만이며 자기 확대입니다. 

 

  "교수님! 手太陰肺經에 흐르는 에너지가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런 질문을 해 놓고 "글쎄 --잘 모르겠는데"라는 대답에 쾌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각성하세요.

제가 얻은 것이 고작해야 3%정도일 뿐인데 여러분들은 얼마나 더 얻었겠습니까?

그러니 우선 자기자신을 충분히 성숙시키십시오. 

 

  자! "舍岩寢具要訣"원문은 

  책 중간에 있는 임상예라든가, 뒤쪽에 나오는 樂浪老夫施針歌와는 달리

이 원서만큼은 사암선생이 직접 쓰신 것으로 생각됩니다. 

 

 

"舍岩道人 針灸要訣原序" 

蓋聞天地開闢에 肇分山川之氣하고 人始物資에 克配動靜之形이라. 東西는 日月이오. 南北은 星辰이라 兩儀一妙運於龍畵하고 五行이 並行於龜銘이라 四象이 得路하고 八卦從令이라. 氣雖懸於白日이나 理必憑於玄冥이라 由賢士之宣講이니 豈愚夫之敢忖가 夫氣賦於人者 一有百骸九竅하고 形着於病者一有千邪萬靈이라 筋骨脈絡은 變化無窮이오 生旺休囚는 運行不停이라 是故로 古人이 卜補瀉之理에 有基理義나 無基辭러니 後哲이 著溫浪之書하여 傳於後하고 而行於世로다 黃岐는 試藥石之問答하고 華扁은 垂針炙之典則이라. 立君臣佐使하여 以治寒熱하고 用補瀉迎隨하여 而救寒冷이라 體作三才之棟樑하고 穴爲五行之門庭이라 布一身之虛實하고 審七情之浮沈이라 醫者는 意也니 於心必應이오 病者는 虛也니 唯手是聆이라 寒冷相升은 由肺賢之黑白이오 風火互動은 自肝心之紅靑이라 濕長流於脾原하고 熱桓煽於胸局이라 膽必生者는 小陽也오 脾可産者는 肺經이라 三焦는 散居하고 膀胱은 咸合라 引氣血歸於任脈에 二氣會合五行이라 木無補於火子에 心病이 自痊이오. 土官溺於水臣에 賢必回醒이라 抑西官之金氣에 肝膽이 安穩이오. 洗東將之木賦에 脾胃遐齡이라 肝位東方에 賢受生而포受克이오 心居南鄕에 北受克而東受生이라 相生者는 可補오 相克者는 必瀉이며 虛可補요 實可瀉니 信醫之病可見好로되 鬼之言은 莫聽하라 

 

 

※ 해설

 

 

  그 뜻인 즉

'천지가 개벽함에 山川之氣가 비로소 나뉘고 인물이 비로소 남[始]에 動靜之形이 능히 배합되었도다.

동서는 日月이요, 남북은 星辰이라.

음양은 용마의 그림[河圖]에 묘하게 운행되어 보이고,

오행 또한 신령스런 거북의 새김[洛書]에 아울러 운행되어 보이며'

 

용마의 그림, 거북의 새김이란 河圖와 洛書를 일컫는 데,

하나는 相生圖, 하나는 相克圖라고 합니다.

河圖는 우측으로 회전(相生 : 木→火→土→金→水)하고,

洛書는 좌측으로 회전합니다.

圓補方瀉(원은 보완하는 것이고, 방은 토해내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침을 놓을 때 우회전하여 우측으로 원을 그리면 補가 되는 것이니

외부의 기운을 안으로 넣어주는 것입니다.

한편 침을 약간 들어서 왼쪽으로 돌려주면 瀉가 됩니다.

여러분 나사를 박을 때는 우측으로 돌리지요.

좌측으로 돌려서 박는 나사는 이상하게도 금방 풀려버립니다.

이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닌 것입니다.

 

 

  '四象이 길을 얻으니 八卦가 좇아 나뉘어지도다.

기는 백일하에 드러나 있지만 이치는 가운데에 의지하나니,

현명한 선비의 강의로 말미암음이 마땅할지언즉

이것을 어찌 어리석은 사내가 감히 헤아리겠는가?

무릇 기가 사람에게 부여된 것으로 百骸九竅가 있고,

形象이 병에 부착된 것으로 千邪萬靈이 있는데,

筋・骨・脈・絡은 변화가 무궁하고

生・旺・休・囚는 운행이 멈추지 않는다.' 

 

  百骸란 백 가지의 뼈, 골수 등을 일컫는 것이니 전체성을 의미하고,

九竅는 사람 몸의 구멍을 말합니다.

남자는 9개, 여자는 10개를 갖고 있는데

남자는 9개로 양수이기 때문에 불안하므로 항상 움직이게 돼 있고,

여자는 10개이기 때문에 완성된 수이지요.

그러므로 남자는 동적이고 여자는 정적입니다.

 

'천 가지 삿된 기운과[千邪]만 가지의 귀신[萬靈]이 있도다.'

 

귀신이란 '氣聚 則 鬼也라' 즉 氣가 모여서 귀신이 됩니다.

애당초 음심이 없으면 귀신이 될 까닭이 없는 것입니다.

오기든, 욕심이든, 어리석은 마음이든지, 무엇이건 모이면 귀신이 되는 겁니다.

이것은 저에게 주역을 가르쳐 주셨던 선생님이 들려주신 말씀입니다.

조그만 일에도 화를 내는 사람, 욕심이 많은 사람…모두 한이 많습니다.

바로 生・旺・休・囚는 오행의 법칙을 이야기한 것입니다. 

 

 

  '이런 연고로 補瀉의 이치를 올바로 전하는 바가 없더니

후에 현명한 사람이 훌륭한 책을 만들어 후대에 전함으로써 세상에서 행해지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제가 맨 처음에 말씀드린 歸源,

곧 원전으로,

경전으로 돌아가라는 말과 같습니다. 

 

 

  '황제, 岐伯께서는 藥石에 대한 문답으로 우리를 깨우쳐 주셨고,

화타와 편작께서는 침구의 법칙을 드리워 주시니,

君臣佐使를 세워 寒熱을 치료하고 補瀉迎䜔를 이용하여 한냉을 구하도다.' 

 

  군신좌사! 이건 참으로 중요한 것입니다.

이것은 음식에 양념을 잘 쓰면 훨씬 맛이있는 것과 같이

여러분들이 이 육경공부를 끝내게 되면 요리에도 일가견을 가지게 됩니다.

새로 맞이한 며느리가 요리 전공이라 해서 한 번 시켜보니

양념까지 저울에 달아가면서 했는데도 맛이 신통치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만

이 세상의 모든 할머니들은 조리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지만 요리를 그렇게 잘 할 수가 없습니다.

약을 짓는 것이 음식 만드는 것과 똑같습니다.

책에 있는대로 썼다고 해서 병이 쉽사리 낫는 것이 아닙니다.

열이 있는 환자에게 滑石, 芒硝, 大黃, 黃栢, 黃連 다 좋아요.

그런데 이렇게 한약만을 썼을 때도(열이 있는 환자인데도)

맨 끝에 살짝 熱藥인 肉桂나 乾薑이 들어가야지요.

아시겠어요? 

 

  냉면집 가면, 면에다 쇠고기 편육 몇 조각, 회도 몇 점, 배도 조금 썰어 넣고, 설탕과 참기름도 조금 넣었는데

왠지 맛이 없을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겨자가 빠졌기 때문입니다.

기껏 2g(半戈)정도 밖에 안 넣었는 데도 이렇게 큰 차가 나는 겁니다. 

 

  숙지황・산약・산수유같은 것이 들어갔으면

백복령・목단피・택사 같은 瀉藥이 들어가게 됩니다.

이것이 무엇입니까?

바로 六味地黃湯입니다.

이 안에는 군신좌사가 다 들어 있습니다.

세상에 육미지황탕이나 사물탕보다 좋은 聖人의 처방이 있습니까?

라면은 끓여 놓고 좀 느끼하니까 신김치를 넣어 먹지요.

또 돼지고기에는 마늘, 고추, 곰삭은 새우젓을 얹어 상추쌈을 싸 먹으면 맛있습니다.

그러나 아침, 점심을 굶은 사람에게 기름기 있는 음식을 먹이고자 하는데

라면을 끓여 그 속에 마요네즈를 넣는다면

이론은 그럴듯하지만 이것은 말이 안되겠지요. 

 

  우리가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음양의 이치입니다.

돼지고기 편육에서 돼지고기가 君이라면 상추가 臣이 되고, 마늘 고추는 佐, 새우젓은 使가 됩니다.

그런데 군신좌사 중에 제일 쓸모없는것 같은 사가 제일 중요합니다.

여러분이 한의원 개업을 멋있게 하여 약사와 간호원을 두었더라도

청소하고 심부름하는 아이가 없으면 그 한의원이 엉망이 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 한방을 "경험의학이다", "다 경험해 봐서 아는 것이다"라고 하는데,

약뿌리를 찾을때 아무 觀 없이 닥치는대로 다 먹어보고 한약으로 정한 것은 아닙니다.

사물의 특성을 철저히 파악하여 약효를 설명한 것입니다.

생김새나 냄새 혹은 만져만 봐도 이건 어디에 써야 좋은지 곧 알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한방입니다.

바로 직관의 학문이지요.

그런데 간혹 한방의 특성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한방을 경험의학이라 합니다.

이것은 미국에서 '알로에'가 들어와서 책을 찾아보니 蘆薈라고 되어 있고,

"무슨 무슨 작용이 있고 금기 사항은 무엇이다"라고 한다면 어리석은 본초학자일 뿐입니다.

"알로에? 무슨 약인지 몰라도 한번 가져와 보게. 내가 맛을 보고 냄새를 맡아보면 당장 알 수가 있어.

이것은 사람들이 양기에 좋다고 하지만 뚱뚱한 사람이 먹으면 안돼!"

한의사라면 이 정도의 직관은 있어야 합니다.  

 

 

  담배는 "황제내경"에 나오질 않는데 어떻게

"동의보감"(조선 선조 때 의관인 허준이 왕명으로 편찬한 책.

25책으로 되어 있으며, 광해군 때(1613년)에 간행되었다.

이 서는 동양의학 서적을 널리 탐독하여 집대성한 책으로 한의학계의 귀서중 하나이다)이나

"방약합편"(혜암 황도연이 이조말 고종20년에 펴낸 책으로 의종손익의 부록으로 쓰여진 책이다.

이 책은 의서중에서 상용이 가한 방제를 합해서 편성한 것으로

근대에 발간된 서적 중 첫손을 꼽을 만한 한의학의 매우 중요한 책이다)에 나올까요?

産地를 알고, 냄새를 알고, 맛을 알고 있다면,

그것이 어느 경락으로 입경하는지 알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들이 경전의 새로운 창조자가 되어야지,

경전에 없기 때문에 모른다는 식의 사고는 지극히 어리석은 것입니다.

이 강좌가 끝나면 여러분들도 맛을 보고, 냄새를 맡아보면

이것이 어느 병에 효과가 있겠는가를 알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여러분들 중에는 친척들에게 약을 지어주고 용돈을 버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때, 몸이 더워서 찬약을 썼는데 아무래도 불안한 생각이 들면 더운 약을 조금 넣어 보세요.

혹은 몸이 뚱뚱해서 半夏・南星・澤瀉・木通・車前子・燈心을 많이 넣어 이뇨를 시켰는데,

어째 좀 불안하다 싶으면 麥門冬이나 天門冬을 살짝 넣어 주세요.

그러면 절대 부작용이 없습니다. 

 

  寒藥을 많이 썼으면 熱藥을 조금 넣고,

熱藥을 많이 넣었으면 寒藥을 조금 넣으세요.

이것이 바로 使입니다. 

 

"아니? 처방대로 했는데 왜 자꾸 부작용이 생기지? 요즘 환자들이 이상한 거 아냐?"하는 사람은

아직 한방의 묘미를 알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附子를 1량 썼다면 黃栢이나 黃蓮을 살짝 가미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음양의 이치를 맞추어 맞물려 돌아가게 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저는 이 이치를 깨우치기 위해 10년을 공부했습니다. 

 

 

  '몸은 三才의 棟梁을 만들고 穴은 五行의 門庭이 되나니

一身의 허실을 널리 관찰하고 七情의 浮沈을 깊이 살펴야 한다.' 

 

  八綱(陰陽・表裏・寒熱・虛實)을 못 보면 한의사가 될 자격이 없습니다.

 비쩍 마른 위궤양 환자에게 蔘出健脾湯에다 半夏를 넣고 蒼朮을 배로 넣어보십시오.

혹은 뚱뚱한 사람에게 熟地黃을 많이 넣어보세요.

이렇게 약을 쓰면 병이 낫지 않습니다.

마른 사람의 위궤양에는 숙지황을 1兩 넣은 六味地黃湯을 써야될지도 모릅니다.

우리 한방은 환자가 말랐는지 뚱뚱한지 음양부터 봐야 합니다.

이렇듯 여러분들은 제가 늘 강조하듯이 자유로와져야 합니다.

병명은 누가 붙인 겁니까?

제가 음양을 공부하게 된 동기가 바로 병명에 매달려 있다가

어느 돌팔이 할아버지에게 호되게 야단맞고 생각을 달리 한 것입니다. 

 

 

  여러분! '七情의 浮沈을 깊이 살펴야 한다'라는 말에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사람의 喜・怒・哀・樂・愛・惡・慾이 뜨고 가라앉음을 깊이 관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사암침법이 가지고 있는 특징입니다.

이것은 기술이나 몇 가지 지식으로 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여러분은 道를 공부해서 觀을 하고 뜻을 얻어야 되는 사람입니다. 

 

 

  '醫者는 意也라' '醫라는 것은 意이니 心中에 반드시 응해야 할 것이오.

病이라는 것은 虛란 뜻이니 오직 上手만이 깨달아 알 수 있는 것이다.

寒冷이 상승함은 肺와 腎의 흑백을 말미암음이요.

風火가 서로 動함은 肝과 心의 紅靑으로써이며,

濕은 脾原에 널리 흐르고 熱은 항상 가슴에 성하도다.

膽이 반드시 生하는 것은 小腸이요, 脾가 가히 생산하는 것은 肺經이라.

三焦는 흩어져 머물고, 膀胱은 모여서 성하니

氣血을 이끌어 任脈에 돌아감으로써 두기운이 五行과 화합하도다.' 

 

  '木이 火에 補해 주는 것이 없을 때에 心病이 스스로 낫고 土管이 水臣에 따지면, 腎이 回醒하고,

西官이 金氣를 억제해 주면 肝膽이 편안해지고, 木이 평해 주면 脾胃가 건전 장수케 되리라.'  

 

  이런 五行의 相生相克說(오행이란, 木・火・土・金・水를 지칭하며,

이는 고인이 오행이 가지는 속성의 추상개념에 의거하여 오행의 상생상극의 관계로써

사물간의 상호 관계 및 그 생성의 변화규율을 해석하기 위한 방법론적 이론의 수단이다.

"상생" 중 '생'에는 자생.조장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고

"상극" 중 '극'에는 억제, 저지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은

일단 제 강의에서 제외 합니다. 

 

 

  "肝이 東方에 제 위치를 바로잡음에 腎의 生함을 받고 肺의 克함을 받으며,

心이 南鄕에 居함에 北受克而 東受生이라, 相生者는 補함이요. 相克者는 반드시 瀉하며,

虛는 補하고, 實은 瀉하니, 醫院에서 병을 치료함은 가히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으리라는 말은 믿을 수 있으되

귀신의 말은 듣지 말라" 

 

  '虛則 補하고 實則 瀉하라'하는 "황제내경"에 있는 원칙이 사암침법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허할 때는 그 어머니를 補하고, 실할 때는 그 자식을 瀉하라는 것에 相克者까지 포함시킨것이 이 五行針입니다.

그리고 이때의 의원이란 七情의 浮沈을 아는 의원,

즉 진리를 깨달은 의원을 말하는 것입니다.

또한 여기에서 '귀신'이란 기이한 술수를 부리는 사람을 지칭한 것입니다.

대도에 입각하여 공부한 사람의 말을 믿되

기묘한 방술, 기이한 비법을 좋아하는 사람의 말은 믿지 마세요. 

 

  처방 하나 내 달라고 하면,

가령, 加味四物湯, 加味十全大補湯, 이런 좋은 처방을 두고,

加味興陽相火諸味十八지랄發狂湯 이러거든요.

기이한 것보다는 평범한 것을 많이 익히다가

점점 기이한 것을 연구해 보세요.

사암선생의 원서는 이것으로 끝내고 소동파의 시를 하나 음미합시다. 

 

 

 

만약 가야금에 소리가 있다고 한다면

 

어찌하여 匣中에 있을 때에 스스로 울지 못하고, 

 

만약 소리가 가야금치는 손가락 끝에 있다고 한다면 

 

어찌하여 너의 손가락 끝에서 소리가 나지 않는가? 

 

 

若言琴上有琴聲 

放在匣中何不鳴 

若言聲在指頭上 

何不於君指頭上 

 

 

  이건 소동파가 지은 시인데, 마치 어린애같은 질문으로 되어 있습니다.

만약 손가락 끝에 소리가 있다고 한다면 가만히 있어도 소리가 나야 될 것이고,

만약 가야금 자체에 소리가 있다고 한다면

어째서 스스로 소리가 나질 않느냐는 이야기 입니다. 

 

  옛날에 一字無識인 육조대사(638--713 중국스님.선종의 제6조. 남해 신흥사람.

어느날 장터에서 어떤 스님이 '금강경 읽는 소리를 듣고 마음에 열린바가 있어

제5조 홍인에게 찾아가 선의 깊은 뜻을 전해 받음.

676년 남방으로 교화를 하려다가 조계산에 들어가 대법을 선양함.

당나라 현종 개원1년에 76세로 입적)라는 분이 정처없이 떠돌아다니다가 어느 절에 들어섰는데,

마침 깃발이 바람에 나부끼는 걸 보며 수도승 둘이 싸움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유인즉, 한 수도승은 깃발이 스스로 움직인다고 하고,

또 한 수도승은 바람이 깃발을 움직이게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야! 임마 바람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데 깃발이 없으면 바람이 어떻게 움직일 수 있냐 자식아!"

하면서 물어 뜯고 야단이 났습니다. 

 

  육조대사가 가만히 보다가

"그건 깃발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바람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고 하니까 

 

  "아니! 그럼 무엇이 움직인단 말이요?" 

 

  "바로 너의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다!"고 했답니다. 

 

 

  거문고에도 손가락에도 소리가 없다는 이 소동파의 시 속에는 禪指[禪에 대한 機知]가 가득 들어 있습니다.

 

출처 : 金烏김홍경을 사랑하는 사람들
글쓴이 : 정심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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