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약을 법제하는 방법[修製法]
요즘 많은 한의원이 침이나 뜸보다는 한약처방으로 수익을 얻는다. 처방은 이미 많은 부분이 서적에 공개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효가 각기 다른 것은 한약 원재료의 문제도 있지만 법제에 더 문제가 있다.
한약은 수 많은 종류 만큼이나 법제하는 법도 까다롭고 복잡하다. 법제를 하기에 따라서 같은 약이라도 효과가 완전히 달라진다. 한의원에서 같은 약으로 같은 처방을 하는데도 약효가 다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법제는 하기도 어렵고 많은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그래서 충실하게 법제를 하지 않고 제조하기 때문에 약효가 없거나 심지어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양의사들이 한약을 먹으면 간에 좋지 않다고 한다. 이는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 이유는 적절하게 법제를 하지 않는 한의학계의 업보다.
그래서 기본적인 법제 방법을 동의보감에 나오는 내용이지만 옮겨 본다. 아래에 나오는 것은 기본적인 것이다. 동의보감의 각 처방에 보면 더 상세한 법제법이 나온다. 따라서 추가로 법제법이 설명되어 있다면 그에 따라야 한다. 처방에 법제가 표시되지 않은 경우라고 아래의 기본적인 법제법은 지켜야 한다.
시중에 유통되는 한약의 경우 기본적인 법제를 해서 판다. 그러나 완벽하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나도 법제가 제대로 되지 않은 반하를 넣은 탕약을 먹고 부작용을 일으킨 적이 있다. 또한 지인에게 주려고 처방할 원지를 구입했는데 심이 완전히 제거 되지 않은 것을 보고 제거하느라 고생한 적이 있다. 한의학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각성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이하는 동의보감에 나오는 탕액편의 법제법이다. 해석상의 오류가 있을 수 있어 아래쪽에 원문을 첨부했다.
○ 약이란 병을 치료하는 것이다. 대체로 병은 자주 변하고 약은 주로 치료하는 병이 있다. 약을 법제하는 것도 사람이 한다. 때문에 이 3가지에서 1가지라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동원].
○ 술은 약 기운[藥勢]을 잘 돌게 하므로 약짓는 사람들은 술기운을 이용하여 약 기운이 잘 돌게 하여야 한다[본초].
○ 대체로 병이 머리, 얼굴, 손, 손가락의 피부에 생겼을 때에는 약을 술에 축여 볶아[酒炒] 써야 한다. 그래야 약 기운이 위로 가게 된다. 병이 목구멍 아래에서 배꼽 위에까지 생겼을 때에는 약을 술에 담갔다가[酒浸] 쓰거나 씻어서[酒洗] 쓰고 병이 아랫도리에 생겼을 때에는 생것을 쓰며 약 기운을 오르게도 하고 내리게도 하려면 절반을 생것으로 쓰고[半生] 절반을 익혀서[半熟] 써야 한다[입문].
○ 대황(大黃)은 반드시 잿불에 묻어 구워서 써야 한다. 왜냐하면 약의 성질이 차므로 위기(胃氣)가 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오두(川烏)와 부자(附子)를 싸서 구워 쓰는 것은 독을 없애자는 데 있다.
○ 황백(黃栢)과 지모(知母)는 하초(下焦)의 병에 쓰는 약인데 허약해진 지 오랜 사람에게 쓸 때에는 술에 담갔다가 햇볕에 말려[酒浸暴乾] 써야 한다. 왜냐하면 약의 성질이 차므로 위기(胃氣)를 상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 찐지황(熟地黃)을 술에 씻어[酒洗] 쓰는 것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 당귀(當歸)를 술에 담갔다가[酒浸] 쓰는 것은 발산하는 것을 돕게 하자는 것이다.
○ 모든 약을 싸서 굽거나(火炮) 더운 물에 우리거나(湯泡) 잿불에 묻어 굽거나 닦는 것(煨炒, 혹은 볶은 것)은 독을 없애자는 것이며 식초에 담그거나 생강으로 법제하거나 졸인 젖을 발라 굽는 것[酥炙]은 약 기운을 경락(經絡)으로 가게 하자는 것이다.
○ 대체로 약 기운이 폐(肺)로 가게 하려면 꿀에 법제하고 비(脾)로 가게 하려면 생강에 법제하며 신(腎)으로 가게 하려면 소금에 법제하고 간(肝)으로 하게 하려면 식초에 법제하며 심(心)으로 가게 하려면 동변(童便)에 법제해야 한다[입문].
○ 향부자(香附子)를 법제하는 방법은 동변에 하룻밤 담가두었다가 약한 불기운에 말리는 것[焙乾]이다. 이와 같이 하지 않으면 약의 성질이 조(燥)하다[정전].
○ 어혈이 겹친 데는 술에 달여[酒煮] 쓴다.
○ 담(痰)에는 생강즙으로 법제하여 쓴다.
○ 허한 데는 동변에 담갔다가[沈] 쓴다.
○ 실(實)한 데는 소금물에 달여서 쓴다.
○ 적(積)에는 식초에 담갔다가 물에 달여 쓴다.
○ 목향(木香)을 좌약(佐藥)으로 쓰면 체기가 헤쳐지고[散滯] 폐기가 잘 퍼지며 침향(沈香)을 좌약으로 쓰면 무엇이나 다 잘 오르내리게 되며 소회향(小茴香)을 좌약으로 쓰면 약 기운이 경락으로 가고 소금물에 축여 볶아[塩炒] 쓰면 신(腎)의 원기가 보해진다[단심].
○ 당귀(當歸)는 술로 법제하여 써야 하는데 담이 있는 데는 생강즙에 담가 즙이 푹 밴 다음에 써야 한다. 그것은 혈을 이끌어서 병의 근원이 있는 곳으로 가게 하자는 이치이다. 찐지황(熟地黃)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 담병(痰病)에는 주로 끼무릇(半夏)을 쓰는데 생강즙이나 백반을 달인 물에 담갔다가 쓰는 것은 아린 맛을 없애자는 것이다. 반하국(半夏麴)을 만들어 쓰면 더 좋다.
○ 임신부의 상한(傷寒)에는 흔히 끼무릇(半夏)을 끓인 물에 여러 번 우려서 쓰는데 그것은 태기(胎氣)를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단심].
○ 원지(遠志), 파극(巴戟), 천문동, 맥문동, 연밥, 오약 같은 약들을 심(心)을 버리지 않고 쓰면 속이 번조해진다.
○ 측백씨(栢子仁), 역삼씨(大麻子), 익지인(益知仁), 초과(草果) 같은 약들을 껍질을 버리지 않고 쓰면 가슴이 트직해[心痞]진다.
○ 저령(猪苓), 흰솔풍령(茯苓), 후박(厚朴), 뽕나무뿌리껍질(桑白皮) 같은 약들을 겉껍질을 버리지 않고 쓰면 원기가 소모된다.
○ 당귀, 지황(地黃), 육종용(肉 蓉)은 술로 씻어서 흙을 없애고 써야 속이 트직하면서 답답한 증[滿悶]이 생기지 않는다.
○ 복숭아씨(桃仁)와 살구씨(杏仁)는 두알들이와 꺼풀과 끝을 버리고 써야 정절(疔癤)이 생기지 않는다.
○ 삽주(蒼朮), 끼무릇, 귤껍질(陳皮)은 더운 물에 우려 씻어서 써야 조(燥)한 성질이 없어진다.
○ 마황은 물에 달여 거품을 걷어내고 써야 답답증[煩心]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 인삼, 도라지, 상산(常山)은 노두(蘆頭)를 버리고 써야 구역이 나지 않는다[입문].
○ 원화(芫花)는 오줌을 잘 나가게 하는 약이나 식초와 같이 쓰지 않으면 잘 나가게 하지 못한다.
○ 녹두(菉豆)는 독을 푸는 약인데 껍질을 버리지 않고 쓰면 효과가 없다.
○ 초과(草果)는 배가 팽팽하게 불러 오른 것을 삭게 하는 약이나 껍질채로 쓰면 도리어 배가 더 불러 오르게 된다.
○ 나팔꽃검은씨(黑丑)는 생것으로 써야 오줌을 잘 나가게 한다.
○ 원지(遠志)싹은 독이 있는 데 쓴다.
○ 부들꽃가루(蒲黃)는 생것으로 쓰면 궂은 피를 헤쳐지게 하고 닦아서 쓰면 혈을 보한다.
○ 오이풀뿌리(地楡)는 피가 나오는 것을 멎게 하는 약이나 잔뿌리채로 쓰면 멎게 하지 못한다.
○ 귤껍질(陳皮)은 이기(理氣)시키는 약이나 흰속이 있는 채로 쓰면 위(胃)를 보한다.
○ 부자(附子)는 음증(陰證)을 치료하는 약이나 생것으로 쓰면 약 기운이 피풍(皮風)으로 달아난다.
○ 바꽃(草烏)은 비증(痺證)을 치료하는 약인데 생것으로 쓰면 정신이 아찔해진다.
○ 궁궁이(川芎)는 닦아서[炒] 기름을 벗겨내고 써야 한다. 그렇지 않고 생것으로 쓰면 기가 잘 돌지 못하게 되어 아프다.
○ 비상은 태워서 써야 한다.
○ 모든 광물성 약재는 달구어 식초에 담갔다가 보드랍게 가루내어 써야 한다[입문].
○ 화병(火病)에는 황련(黃連)을 주로 쓰는데 약간 닦아서[炒] 써야 사기를 몰아낼 수 있다.
○ 실화(實火)가 있는 데는 박초(朴硝)를 달인 물에 축여 볶아 쓰고 가화(假火)가 있는 데는 술, 허화(虛火)가 있는 데는 식초에, 담화(痰火)가 있는 데는 생강즙에 푹 배게 담갔다가 볶아[炒] 써야 한다.
○ 기가 몰려서 생긴 화[氣滯火]에는 오수유(吳茱萸)를 달인 물에 축여 볶아서[炒] 쓰고 식적(食積)으로 설사하는 데는 누런 흙물에 축여 볶아 쓰며 혈담(血痰)과 징가로 아픈 데는 마른 옻을 달인 물에 축여 볶아 쓰고 하초에 화가 잠복된 데는 소금물에 담갔다가 약한 불기운에 말려 쓰며 눈병[目疾]에는 젖(人乳)에 담갔다가 쪄서 써야 한다.
○ 하늘타리뿌리(天花粉)는 젖에 축여 쪄서 참대기름(竹瀝)을 묻혀 햇볕에 말려 써야 한다. 그래야 상초(上焦)의 담열(痰熱)을 없애고 기침을 멎게 하며 폐를 눅여 줄 수 있다(단심).
○ 솔풍령(茯苓)은 가루내어 물에 담그고 저어서 뜨는 것은 버리고 써야 한다. 뜨는 것은 솔풍령의 막(茯苓筋)인데 눈을 몹시 상하게 한다(본초).
○ 새삼씨(兎絲子)는 씻어 일어서 모래와 흙을 버리고 술에 3-5일 동안 담갔다가 쪄서 햇볕에 말려야 가루내기 쉽다(본초).
○ 약누룩(神麴), 개완두싹(大豆黃券), 쉽싸리(澤蘭), 참느릅(蕪荑), 백강잠(白殭簪), 마른옻(乾漆), 봉방(蜂房)은 다 약간 닦아[微炒] 써야 한다[본초].
○ 달임약[湯]에 사향(麝香), 서각(犀角), 녹각(鹿角), 영양각(羚羊角), 우황(牛黃), 부들꽃가루(蒲黃), 주사(朱砂)를 넣어 먹을 때에는 반드시 분처럼 보드랍게 가루내어 넣고 고루 저어서 먹어야 한다[본초].
○ 등에(蝱蟲)와 반묘(斑猫) 같은 약들은 다 대가리를 버리고 약간 닦아서[炒] 약에 넣어야 한다.
○ 알약[丸藥]에 주사를 입힐 때에는 대체로 알약 40g에 주사 4g의 비율로 쓴다[동원].
○ 나팔꽃씨(牽牛子)는 600g을 망에 갈아서 맏물가루 160g을 내어 쓴다[동원].
○ 파두(巴豆)는 8g을 꺼풀[膜]과 심을 버리고 기름을 빼서 파두상(巴豆霜) 4g을 만들어 쓰는 것이 규정된 방법이다[영류].
○ 속썩은풀(黃芩), 황련(黃連), 산치자(山梔子), 지모(知母) 같은 약들을 머리, 얼굴, 손, 피부 등에 생긴 병에 쓸 때에는 술에 축여 볶아[酒炒] 쓰고 중초에 생긴 병에 쓸 때에는 술로 씻어서[酒洗] 쓰며 하초에 생긴 병에 쓸 때에는 생것으로 써야 한다. 대체로 약 기운은 생것으로 쓰면 올라가고 법제하여 쓰면 내려간다[동원].
【修製法】
○夫藥者治病之物盖流變在乎病主治在乎藥製用在乎人三者闕一不可也<東垣>
○酒能行藥勢故藥家多須以行其勢<本草>
○凡病在頭面及手梢皮膚者須用酒炒欲其上騰也病在咽下臍上須用酒浸洗病在下者生用欲升降兼行者則半生半熟<入門>
○大黃須煨恐寒傷胃氣也
○川烏附子須炮以制毒也
○黃栢知母下部藥也久弱之人須合用之酒浸暴乾恐寒傷胃氣也
○熟地黃酒洗亦然
○當歸酒浸助發散之意也
○凡藥用火炮湯泡煨炒者製其毒也醋浸薑製酥炙者行經絡也
○凡藥入肺蜜製入脾薑製入腎用塩入肝用醋入心用童便<入門>
○製香附子法必用童便浸一宿焙乾用否則性燥<正傳>
○兼血以酒煮
○痰以薑汁
○虛以童便浸
○實以塩水煮
○積以醋浸水煮
○佐以木香散滯泄肺佐以沈香無不升降佐以小茴香可行經絡而塩炒則補腎間元氣<丹心>
○當歸須用酒製痰以薑汁浸透者導血歸源之理也熟地黃亦然
○痰病半夏爲主以生薑汁白礬湯浸制殺其辛味且造麴入藥尤佳
○姙婦傷寒用半夏多泡遍數不損胎氣<丹心>
○遠志巴戟門冬蓮子烏藥之類不去心則令人煩燥
○栢子仁大麻子益智草果之類不去皮則令人心痞
○猪苓茯苓厚朴桑白皮之類不去皮則耗人元氣
○當歸地黃蓯蓉酒洗去土則無滿悶
○桃杏仁去雙仁及皮尖則不生疔癤
○蒼朮半夏陳皮用湯泡洗去其燥性
○麻黃泡去沫庶不煩心
○人參桔梗常山去苗蘆則不嘔<入門>
○芫花利水無醋則不能通
○菉豆解毒帶殼不見功
○草果消膨連殼則反脹
○黑丑生利水
○遠志苗毒逢
○蒲黃生破血熟補血
○地楡止血連梢則不止
○陳皮理氣連白則補胃
○附子救陰生用走皮風
○草烏療痺生用使人蒙(謂昏蒙也)
○川芎炒去油生用則氣痺痛
○砒宜燒用
○諸石宜煆過醋淬爲細末<入門>
○火病黃蓮爲主略炒以從邪
○實火以朴硝湯
○假火以酒
○虛火以醋
○痰火以薑汁浸透炒
○氣滯火以吳茱萸水炒
○食積泄以黃土水炒
○血痰癥瘕痛以乾漆水炒
○下焦伏火以塩水浸透焙
○目疾以人乳浸蒸
○天花粉以人乳汁蒸竹瀝晒過能去上焦痰熱又能止嗽潤肺<丹心>
○茯苓爲末於水中攪浮者去之是茯苓筋最損人目<本草>
○兎絲子淘去沙土酒漬三五日取出蒸熟晒乾搗之易碎<本草>
○神麴大豆黃卷澤蘭蕪荑殭蚕乾漆蜂房皆微炒<本草>
○凡湯中用麝香犀角鹿角羚羊角牛黃蒲黃朱砂須細末如粉臨服納湯中攪勻服之<本草>
○蝱虫斑猫之類皆去頭微炒乃入藥
○朱砂爲衣法凡丸藥一兩以朱砂一錢爲率<東垣>
○牽牛子一斤碾取頭末只四兩用之<東垣>
○巴豆凡取仁二錢去膜心油取巴霜一錢重方爲定法<永類>
○凡用芩蓮梔子知母之類在頭面手皮膚者須酒炒在中焦須酒洗之在下生用凡藥生升而熟降<東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