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천도(天道) 3~8
天道
3.
昔者舜問於堯曰(석자순문어요왈) : 순이 요임금에게 물었다.
天王之用心何如(천왕지용심하여) : “천자는 마음을 어떤 곳에 써야 합니까?”
堯曰(요왈) : 요임금이 말했다.
吾不敖無告(오불오무고) : “나는 의지할 곳 없는 백성들에게 오만하지 않고,
不廢窮民(불폐궁민) : 궁한 백성들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苦死者(고사자) : 죽은 사람을 가슴 아파하고,
嘉孺子而哀婦人(가유자이애부인) : 어린 고아들은 돌보아주고, 과부들은 가엾게 여겨주었습니다.
此吾所以用心已(차오소이용심이) : 이것이 내가 마음을 쓴 일들입니다.”
舜曰(순왈) : 순이 말했다.
美則美矣(미칙미의) : “훌륭하기는 하지만
而未大也(이미대야) : 위대하지는 못하십니다.”
堯曰(요왈) : 요임금이 물었다.
然則何如(연칙하여) :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됩니까?”
舜曰(순왈) : 순이 말했다.
天德而土寧日月照而四時行(천덕이토녕일월조이사시행) : “하늘의 덕이 있으면 나라가 편안해지고,
해와 달이 제대로 비추면 사철이 올바르게 바뀝니다.
若晝夜之有經(약주야지유경) : 낮과 밤의 법도가 있고
雲行而雨施矣(운행이우시의) : 구름이 흐르고 비가 내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됩니다.”
堯曰(요왈) : 요임금이 말했다.
膠膠擾擾乎(교교요요호) : “나는 사물에 집착하여 번거롭게 했습니다.
子天之合也(자천지합야) : 당신의 덕은 하늘과 합치되고,
我人之合也(아인지합야) : 내 덕은 사람에게 합치된 것입니다.”
夫天地者(부천지자) : 하늘과 땅은
古之所大也(고지소대야) : 옛부터 위대하다고 받든 것이며,
而皇帝堯舜之所共美也(이황제요순지소공미야) : 황제와 요임금, 순임금이 다 같이 훌륭히 여겼던
것이다.
故古之王天下者(고고지왕천하자) : 그러므로 옛날의 천하를 다스리던
奚爲哉(해위재) : 사람들은 무엇을 했던가
天地而已矣(천지이이의) : 하늘과 땅을 따를 뿐이었다
4.
孔子西藏書於周室(공자서장서어주실) : 공자가 서쪽 주나라 왕실 서고에 책을 넣어두려 했다.
子路謀曰(자로모왈) : 자로가 그에 대한 의견을 말했다.
由聞周之徵藏史有老聃者(유문주지징장사유노담자) : “제가 듣기에 주나라의 서고를 관리하던
노담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免而歸居(면이귀거) : 지금은 그만두고 돌아가 집에 살고 있다 합니다.
夫子欲藏書(부자욕장서) : 선생님께서 책을 넣어 두시려면
則試往因焉(칙시왕인언) : 가셔서 부탁을 해보십시오.”
孔子曰善(공자왈선) : 공자가 이르기를, “좋은 생각이다.”
往見老聃(왕견노담) : 그리고 가서 노담을 만났으나
而老聃不許(이노담불허) : 청을 들어주려 하지 않았다.
於是繙六經以說(어시번육경이설) : 그래서 공자는 십이경을 펼쳐 놓고서 설명을 했다.
老聃中其說(노담중기설) : 노담은 그의 설명에 동의했다
曰大謾(왈대만) : 노자가 이르기를, “너무 장황합니다.
願聞其要(원문기요) : 요점만 말해주십시오.”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말했다.
要在仁義(요재인의) : “요점은 어짊과 의로움입니다.”
老聃曰(노담왈) : 노담이 말했다.
請問(청문) : 청하여 묻습니다
仁義(인의) : “어짊과 의로움은
人之性邪(인지성사) : 사람의 본성입니까?”
孔子曰然(공자왈연) : 공자가 말하기를, “그렇습니다.
君子不仁則不成(군자불인칙불성) : 군자는 어짊이 아니면 이룩되지 않고,
不義則不生(불의칙불생) : 의로움이 아니면 살아가지 못합니다.
仁義眞人之性也(인의진인지성야) : 어짊과 의로움은 참된 사람의 본질입니다.
又將奚爲矣(우장해위의) : 그밖에 또 무엇이 있겠습니까?”
老聃曰(노담왈) : 노담이 말했다.
請問(청문) : 청하여 묻건데
何謂仁義(하위인의) : 무엇을 어짊과 의로움이라 하는 것입니까?”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말했다.
中心物愷兼愛無私(중심물개겸애무사) : “마음속은 부드럽고 사사로움이 없이 모두 서로 사랑하는 것,
此仁義之情也(차인의지정야) : 이것이 어짊과 의로움의 진실한 모습입니다.”
老聃曰(노담왈) : 노담이 말했다.
意幾乎後言(의기호후언) : “뒤에 하신 말씀은 더욱 위험합니다.
夫兼愛(부겸애) : 모두가 서로 사랑한다는 것은
不亦迂乎(불역우호) : 어리석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無私焉(무사언) : 사사로움이 없다는 것이
乃私也(내사야) : 바로 사사로움입니다.
夫子若欲使天下無失其牧乎(부자약욕사천하무실기목호) : 선생은 온 세상 사람들이 그들의 생육을
잃지 않도록 하고자 하십니까?
則天地固有常矣(칙천지고유상의) : 그렇다면, 하늘과 땅에도 본래부터 법도가 있고,
日月固有明矣(일월고유명의) : 해와 달에도 본래부터 광명이 있고,
星辰固有列矣(성신고유열의) : 별과 성좌에도 본래부터 배열이 있고,
禽獸固有群矣(금수고유군의) : 새와 짐승들에게도 본래부터 무리가 있고,
樹木固有立矣(수목고유립의) : 나무에게는 본래부터 서서 자라는 본성이 있습니다.
夫子亦放德而行(부자역방덕이행) : 선생도 그런 자연의 덕을 본받아 행하시고,
循道而趨(순도이추) : 자연의 도를 따라 나아간다면
已至矣(이지의) : 이미 목적을 이루었을 것입니다.
又何偈偈乎揭仁義(우하게게호게인의) : 무엇 때문에 어짊과 의로움을 애써 들고 나와
若擊鼓而求亡子焉(약격고이구망자언) : 북을 치고 다니면서 잃어버린 자식을 찾듯 하십니까?
意夫子亂人之性也(의부자란인지성야) : 선생은 사람들의 본성을 어지럽히고 있는 것입니다
5.
士成綺見老子而問曰(사성기견노자이문왈) : 사성기가 노자를 찾아가서 물었다.
吾聞夫子聖人也(오문부자성인야) : “저는 선생님이 성인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吾固不辭遠道而來願見(오고불사원도이래원견) : 그래서 먼길을 마다 않고 찾아뵙고자 했습니다.
百舍重趼而不敢息(백사중견이불감식) : 백 날을 여관에서 묵고, 발에는 물집이 겹으로 생겼어도
오는 길을 쉬지 않았습니다.
今吾觀子(금오관자) : 그러나 선생님을 뵙고 보니
非聖人也(비성인야) : 성인이 아닌 것 같습니다.
鼠壤有餘蔬(서양유여소) : 쥐 굴 앞에도 남은 곡식이 있는 법인데,
而棄妹之者(이기매지자) : 어리석은 사람들을 버려 두고 길러주지 않는 것은
不仁也(불인야) : 어짊이 아닙니다.
生熟不盡於前(생숙부진어전) : 날것이나 삶은 것이 눈앞에 무진장인데도
而積斂無崖(이적렴무애) : 한없이 긁어모아 쌓고만 있습니다.”
勞資漠然不應(로자막연불응) : 노자는 모르는 듯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士成綺明日復見曰(사성기명일부견왈) : 사성기가 다음날 다시 찾아와서 말했다.
昔者(석자) : “어제는
吾有刺於子(오유자어자) : 선생님을 공격했었는데
今吾心正却矣(금오심정각의) : 오늘은 마음이 달라졌으니
何故也(하고야) :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老子曰(노자왈) : 노자가 말했다.
夫巧知神聖之人(부교지신성지인) : “교묘한 지혜를 지닌 신성한 사람의 경지를
吾自以爲脫焉(오자이위탈언) : 나는 스스로 초탈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昔者子呼我牛也而謂之牛(석자자호아우야이위지우) : 전에 당신이 나를 소라고 불렀다면
나는 소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呼我馬也而謂之馬(호아마야이위지마) : 나를 말이라고 불렀다면 나는 말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苟有其實(구유기실) : 진실로 그런 면을 갖고 있으면서도
人與之名而弗受(인여지명이불수) : 그에게 명칭을 붙여주는데 받지 않는다면
再受其殃(재수기앙) : 거듭 그 재액을 받게 될 것입니다.
吾服也恒服(오복야항복) : 나의 행동은 언제나 같은 행위입니다.
吾非以服有服(오비이복유복) : 나는 어떤 행위를 위해 행동하지는 않습니다.”
士成綺雁行避影(사성기안행피영) : 사성기는 옆으로 비켜서면서 노자의 그림자를 밟지 않으려고
애썼다.
履行遂進而問(이행수진이문) : 그리고 신을 신은 채로 방안으로 들어가서는 묻기를
修身若何(수신약하) : “몸을 닦으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가.”하였다.
老子曰(노자왈) : 노자는 말했다.
而容崖然(이용애연) : “당신의 얼굴은 돋보이고,
而目衝然(이목충연) : 눈은 번들번들하며,
而顙頮然(이상회연) : 이마는 넓고,
而口鬫然(이구함연) : 입은 재빠르게 움직이며,
而狀義然(이상의연) : 몸집은 훤칠한데,
似繫馬而止也(사계마이지야) : 뛰려는 말을 묶어 놓은 듯합니다.
動而持(동이지) : 행동은 의젓하고
發也機(발야기) : 움직임은 쇠뇌를 퉁긴 것처럼 빠르고,
察而審(찰이심) : 일을 잘 살펴 자세히 알며,
知巧而覩於泰(지교이도어태) : 지혜 있고 교묘하며, 오만한 모습이 나타나 있습니다.
凡以爲不信(범이위불신) : 이런 것이 성실하지 않다고 느껴지는 것입니다.
邊竟有人焉(변경유인언) : 변경에 사는 사는데
其名爲竊(기명위절) : 명분은 도둑질하는 것입니다
6.
夫子曰(부자왈) : 노자가 말했다.
夫道(부도) : “도는
於大不終(어대부종) : 크기로는 끝이 없고,
於小不遺(어소불유) : 작기로는 없는 곳이 없어
故萬物備(고만물비) : 세상 만물에 갖추어져 있는 것이다.
廣廣乎其無不容也(광광호기무불용야) : 그 넓이는 한없이 넓어 용납하지 못하는 것이 없고,
淵淵乎其不可測也(연연호기불가측야) : 그 깊이는 헤아릴 수도 없는 것이다.
形德仁義(형덕인의) : 덕을 어짊과 의로움으로 표현하는 것은
神之末也(신지말야) : 정신의 말초적인 일이다.
非至人孰能定之(비지인숙능정지) : 그런 것이야 지극한 사람이 아니면 그 누가 결정지을 수 있겠는가
夫至人有世(부지인유세) : 지극한 사람이 세상을 다스린다면
不亦大乎(불역대호) : 역시 위대한 일이 아니겠는가
而不足以爲之累(이부족이위지루) : 그러나 그런 일 때문에 자기에게 장애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天下奮棅而不與之偕(천하분병이불여지해) : 온 천하가 권세를 두고 다툰다 해도 그는 거기에
끼여들지 않는다.
審乎無假而不與利遷(심호무가이불여리천) : 도란 의지하는 것이 없는 것임을 잘 알고 있으므로
이익을 따라 뒤쫓지 않는다.
極物之眞(극물지진) : 만물의 참됨을 추구하며
能守其本(능수기본) : 그의 근본을 잘 지킨다.
故外天地(고외천지) : 그러므로 하늘과 땅을 도외시하고
遺萬物(유만물) : 만물을 잊으면
而神未嘗有所困也(이신미상유소곤야) : 그의 정신은 곤경에 처하는 일이 없게 되는 것이다.
通乎道(통호도) : 도에 통하고
合乎德(합호덕) : 덕에 합해지며
退仁義(퇴인의) : 어짊과 의로움을 물리치고
賓禮樂(빈예악) : 예의와 음악을 멀리한다.
至人之心有所定矣(지인지심유소정의) : 그래서 지극한 사람의 마음은 안정됨이 있게 되는 것이다.
7.
世之所貴道者書也(세지소귀도자서야) : 도를 배울 때 세상에서 귀중히 여기는 것은 글이다.
書不過語(서불과어) : 글이란 말에 지나지 않는 것이니
語有貴也(어유귀야) : 말이 귀중한 것이 된다.
語之所貴者意也(어지소귀자의야) : 말이 귀중한 것은 뜻이 있기 때문인데,
意有所隨(의유소수) : 뜻이란 추구하는 것이 있는 것이다.
意之所隨者(의지소수자) : 뜻이 추구하는 것은
不可以言傳也(불가이언전야) : 말로는 전할 수가 없는 것이다.
而世因貴言傳書(이세인귀언전서) : 그런데도 세상에서는 그 때문에 말을 귀중히 여기며 글을 전한다.
世雖貴之(세수귀지) : 세상에서는 비록 그것들을 귀중히 여기지만
我猶不足貴也(아유부족귀야) : 나는 오히려 귀중히 여길 것이 못된다.
爲其貴非其貴也(위기귀비기귀야) : 세상에서 귀중히 여기는 것은 귀중한 것이 못되기 때문이다.
故視而可見者(고시이가견자) :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形與色也(형여색야) : 형체와 색깔이다.
聽而可聞者(청이가문자) : 귀로 들을 수 있는 것은
名與聲也(명여성야) : 명칭과 소리이다.
悲夫(비부) : 슬프다
世人以形色名聲爲足以得彼之情(세인이형색명성위족이득피지정) : 세상사람들은 그 형체와 색깔과 명칭과 소리로 그것들의 진실을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夫形色名聲果不足以得彼之情(부형색명성과부족이득피지정) : 형체와 색깔과 명칭과 소리로는 절대로 그것들의 진실을 파악할 수 없다.
則知者不言(칙지자불언) : 게다가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言者不知(언자부지) :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하고 있으니
而世豈識之哉(이세기식지재) : 어떻게 그것들을 알 수 있겠는가
8.
桓公讀書於堂上(환공독서어당상) : 제나라 환공이 대청 위에서 책을 읽고 있을 때,
輪扁斲輪於堂下(륜편착륜어당하) : 뜰 아래에서 수레바퀴를 깎고 있던 목수가
釋椎鑿而上(석추착이상) : 망치와 끌을 놓고 올라와서
問桓公曰(문환공왈) : 환공에게 물었다.
敢問(감문) : 감히 묻습니다
公之所讀者何言邪(공지소독자하언사) : “임금님께서 읽고 계신 것에는 무엇이 쓰여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公曰(공왈) : 환공이 말했다.
聖人之言也(성인지언야) : “성인의 말씀이시다.”
曰聖人在乎(왈성인재호) : “성인은 살아 계신 분입니까?”
公曰(공왈) : 환공이 말했다.
已死矣(이사의) : “이미 돌아가신 분이다.”
曰然則君之所讀者(왈연칙군지소독자) : “그렇다면 임금께서 읽고 계신 것은
故人之糟魄已夫(고인지조백이부) : 옛사람의 찌꺼기이겠습니다.”
桓公曰(환공왈) : 환공이 말했다.
寡人讀書(과인독서) : “내가 책을 읽고 있는 것에 대해
輪人安得議乎(륜인안득의호) : 수레바퀴나 만드는 자가 어찌 거론하느냐
有說則可(유설칙가) : 올바른 근거가 있으면 모르지만
無說則死(무설칙사) : 그렇지 않다면 죽여버리겠다.”
輪扁曰(윤편왈) : 목수는 말했다
臣也以臣之事觀之(신야이신지사관지) : “저는 제가 하는 일로 미루어 그 일도 관찰한 것입니다.
斲輪(착륜) : 수레바퀴를 깎을 때,
徐則甘而不固(서칙감이불고) : 늦추어 깎으면 헐렁해지나 견고하게 되지 않고,
疾則苦而不入(질칙고이불입) : 꼼꼼히 깎으면 빠듯해져소 들어맞지 않습니다.
不徐不疾(불서불질) : 엉성하지도 않고 꼼꼼하지도 않게 하는 것은
得之於手而應於心(득지어수이응어심) : 손의 감각에 의해 마음의 호응으로 결정되는 것이지
口不能言(구불능언) : 입으로 말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有數存焉於其間(유수존언어기간) : 거기에 법도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臣不能以喩臣之子(신불능이유신지자) : 그것을 저의 아들에게 가르쳐 줄 수가 없고,
臣之子亦不能受之於臣(신지자역불능수지어신) : 저의 아들은 그것을 저에게 배울 수가 없습니다.
是以行年七十而老斲輪(시이행년칠십이노착륜) : 그래서 나이 칠십이 되도록 수레바퀴를 깎고 있는
것입니다.
古之人與其不可傳也死矣(고지인여기불가전야사의) : 옛날 사람과 그의 전할 수 없는 정신은
함께 죽어버린 것입니다.
然則君之所讀者(연칙군지소독자) : 그러니 임금님께서 읽고 계신 것은
故人之糟魄已夫(고인지조백이부) : 옛사람들의 찌꺼기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