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천운(天運) 1~4
天運
1.
天其運乎(천기운호) : “하늘은 움직이고 있는 것인가?
地其處乎(지기처호) : 땅은 제자리에 그대로 있는 것인가?
日月其爭於所乎(일월기쟁어소호) : 해와 달은 서로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는 것인가?
孰主張是(숙주장시) : 누가 이것들을 주관하는가?
孰維綱是(숙유강시) : 누가 이것들을 질서 있게 유지하는가?
孰居無事而推行是(숙거무사이추행시) : 누가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이것들을 밀어
그렇게 되게 하는가?
意者其有機緘而不得已邪(의자기유기함이부득이사) : 생각하기에 땅은 틀로 묶여 있어
그렇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인가?
意者其運轉而不能自止邪(의자기운전이불능자지사) : 생각하기에 하늘은 움직이며 돌아서
스스로 멈출 수도 없게 되어 있는 것인가?
雲者爲雨乎(운자위우호) : 구름이 비를 오게 하는가?
雨者爲雲乎(우자위운호) : 비가 구름을 만드는가?
孰隆施是(숙륭시시) : 누가 구름이 일고 비를 내리게 하는가?
孰居無事淫樂而勸是(숙거무사음락이권시) : 누가 아무 일도 하고 있지 않으면서
재미로 그렇게 추진하는가?
風起北方(풍기북방) : 바람은 북쪽에서 생겨나서
一西一東(일서일동) : 서쪽으로 불었다 동쪽으로 불었다 하기도 하며,
在上彷徨(재상방황) : 위쪽으로 불면서 빙빙 돌기도 한다.
孰噓吸是(숙허흡시) : 누가 바람을 불고 마시고 하는 것일까?
孰居無事而披拂是(숙거무사이피불시) : 누가 아무 일도 하고 있지 않으면서 바람을 부채질하는가?
敢問何故(감문하고) : 감히 왜 그런지 알고 싶다.”
巫咸祒曰(무함초왈) : 무함이 말했다.
來吾語女(래오어여) : “내가 말해드리지요.
天有六極五常(천유육극오상) : 하늘에는 육극(六極)과 오상(五常)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帝王順之則治(제왕순지칙치) : 제왕이 이것을 따르면 나라가 다스려지고
逆之則凶(역지칙흉) : 이것을 거스르면 흉해지는 것입니다.
九洛之事(구락지사) : 구주(九疇)와 낙서(洛書)에 기록된 것을 보면,
治成德備(치성덕비) : 정치가 완성되고 덕이 갖추어지면
監照下土(감조하토) : 온 세상을 햇볕처럼 비추게 되어,
天下戴之(천하대지) : 세상사람들은 그 임금을 떠받들게 되는데,
此謂上皇(차위상황) : 이런 분을 상황(上皇)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2.
商大宰蕩問仁於莊子(상대재탕문인어장자) : 상나라 태재인 탕이 장자에게 어짊에 대해서 물었다.
莊子曰(장자왈) : 장자가 말했다.
虎狼仁也(호랑인야) : “호랑이나 이리와 같은 것이 어짊입니다.”
曰何謂也(왈하위야) : 탕이 묻기를, “어째서 그렇습니까?”
莊子曰(장자왈) : 장자가 말했다.
父子相親(부자상친) : “아비와 새끼가 서로 친한데
何爲不仁(하위불인) : 어찌 어질지 않다고 하겠습니까?”
曰請問至仁(왈청문지인) : 탕이 말하기를, “지극한 어짊은 어떤 것입니까?”
莊子曰(장자왈) : 장자가 말했다.
至仁無親(지인무친) : “지극한 어짊에는 친함이 없습니다.”
大宰曰(대재왈) : 탕이 말했다.
蕩聞之(탕문지) : “제가 듣기로는 친
無親則不愛(무친칙불애) : 함이 없다면 사랑하지도 않고,
不愛則不孝(불애칙불효) : 사랑하지 않으면 효성스러움이 없다고 했습니다.
謂至仁不孝可乎(위지인불효가호) : 지극한 어짊은 효성스럽지 않은 것입니까?”
莊子曰(장자왈) : 장자가 말했다.
不然(불연) : “그렇지 않습니다.
夫至仁尙矣(부지인상의) : 지극한 어짊이란 고상한 것이어서
孝固不足以言之(효고부족이언지) : 효성으로 그것을 말할 만한 것이 못됩니다.
此非過孝之言也(차비과효지언야) : 그것이 효성보다 뛰어난 것이라는 말이 아니라,
不及孝之言也(불급효지언야) : 그것이 효성이 될 수 없다는 말입니다.
夫南行者至於郢(부남행자지어영) : 남쪽으로 가는 사람이 영땅에 이르러
北面而不見冥山(북면이불견명산) : 북쪽을 바라보면 명산(冥山)은 보이지 않습니다.
是何也(시하야) : 그것은 어째서 그렇겠습니까?
則去之遠也(칙거지원야) : 멀리 떠나왔기 때문입니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이르기를
以敬孝易(이경효이) : 「공경함으로 효도를 하는 것은 쉽지만
以愛孝難(이애효난) : 사랑으로 효도를 하기는 어렵다.
以愛孝易(이애효이) : 사랑으로 효도하기는 쉬우나
以忘親難(이망친난) : 어버이를 잊고 스스로 효도하기는 어렵다
忘親易(망친이) : 어버이를 잊기는 쉬우나
使親忘我難(사친망아난) : 어버이로 하여금 나를 잊게 하기는 어렵다.
使親忘我易(사친망아역) : 어버이로 하여금 자기를 잊게 하기는 쉽지만
兼忘天下難(겸망천하난) : 천하를 모두 잊기는 어렵다. .
兼忘天下易(겸망천하역) : 천하를 모두 잊는 것은 쉽지만
使天下兼忘我難(사천하겸망아난) : 천하로 하여금 나를 모두 잊게 하기는 어렵다」고 하는 것입니다
夫德遺堯舜而不爲也(부덕유요순이불위야) : 그의 덕은 요임금과 순임금도 잊고 그들이 한 것과 같은 일도 하지 않고,
利澤施於萬世(리택시어만세) : 이익과 은혜와 혜택이 오래도록 베풀어지게 하는데도
天下莫知也(천하막지야) : 천하에서는 그를 알아주지 않는데,
豈直太息而言仁孝乎哉(기직태식이언인효호재) : 어찌 크게 한숨지으며 어짊과 효성만을 얘기하겠습니까?
夫孝悌仁義(부효제인의) : 효도와 공경과 어짊과 의로움이나
忠信貞廉(충신정렴) : 충성과 신용과 정절과 청렴 같은 것은
此皆自勉以役其德者也(차개자면이역기덕자야) : 모두가 스스로 힘씀으로써 자기의 덕을 부려먹는
것들이어서
不足多也(부족다야) : 존귀한 것이 못됩니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이르기르르
至貴(지귀) : 지극히 존귀한 사람은
國爵竝焉(국작병언) : 나라의 벼슬도 버리고,
至富(지부) : 지극한 부자는
國財竝焉(국재병언) : 나라의 재물도 물리치고,
至顯(지현) : 지극한 소망을 얻은 사람은
名譽竝焉(명예병언) : 명예도 물리친다고 하는 것입니다.
是以道不渝(시이도불투) : 그래서 도란 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3.
北門成問於皇帝曰(북문성문어황제왈) : 북문성이 황제에게 물었다.
帝張咸池之樂於洞庭之野(제장함지지락어동정지야) : “임금님께서는 함지의 음악을 동정의 들에서
연주하셨는데,
吾始聞之懼(오시문지구) : 저는 처음 듣고는 두려움을 느꼈고,
復聞之怠(부문지태) : 다시 듣고는 권태를 느꼈고,
卒聞之而惑(졸문지이혹) : 마지막으로 듣고는 미혹되어 버렸습니다.
蕩蕩黙黙(탕탕묵묵) : 밋밋하고 멍멍해서 ”
乃不自得(내부자득) : 스스로를 어쩔 수도 없었습니다.
帝曰(제왈) : 황제가 말했다.
汝殆其然哉(여태기연재) : “당신에게는 아마 그랬을 것입니다.
吾奏之以人(오주지이인) : 나는 음악을 연주함에는 사람의 마음을 따르고,
徵之以天(징지이천) : 악기를 연주함에는 하늘의 기후를 쫓아 고루었다
行之以禮義(행지이례의) : 음악을 진행시킴에는 예의를 따르고,
建之以太淸(건지이태청) : 음악을 조화시킴에는 하늘의 지극한 도를 따릅니다.
四時迭起(사시질기) : 사시가 서로 바뀌어 일어나고 고루어졌던 것이다
萬物循生(만물순생) : 만물이 서로 쫓아 생겨나는 것 같아서
一盛一衰(일성일쇠) : 한 번 성하고 한 번 쇠할 때
文武倫經(문무륜경) : 문과 무는 차례를 얻었고
一淸一濁(일청일탁) : 한 번 맑았다가 한 번 흐릴 때
陰陽調和(음양조화) : 음과 양은 고루어졌던 것입니다
流光其聲(류광기성) : 그 소리를 빛나고 우렁찬게 했을 때에는
蟄蟲始作(칩충시작) : 마치 땅 속의 벌레가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
吾驚之以雷霆(오경지이뢰정) : 우뢰 소리로써 놀라게 하는 것과 같이 했던 것이다
其卒無尾(기졸무미) : 또 문득 그치어도 꼬리가 없고
其始無首(기시무수) : 문득 시작해도 머리가 없어서
一死一生(일사일생) : 한 소리가 죽으면 한 소리는 살아나고
一僨一起(일분일기) : 한 소리가 엎드리면 한 소리는 일어나서
所常無窮(소상무궁) :이렇게 끝없는 변화가 끊이지 않았었다
而一不可待(이일불가대) : 그래서 그것이 어디로 돌아가는지를 찾을 곳이 없었던 것이다 다.
汝故懼也(여고구야) : 그러므로 네가 처음에는 두려워했던 것이다
吾又奏之以陰陽之和(오우주지이음양지화) : 나는 또 그 음악을 음양의 조화와
燭之以日月之明(촉지이일월지명) : 일월의 광명으로 탔던 것이다
其聲能短能長(기성능단능장) : 그래서 짧을 데에는 짧게 길 데에는 길게 하며
能柔能剛(능유능강) : 부드러울 데에는 부드럽게 거셀 데에는 거세게 해서
變化齊一(변화제일) : 변화가 한결같이 가락에 맞아 한 가지도 되풀이함이 없이
不主故常(부주고상) : 갈수록 새로웠던 것이다
在谷滿谷(재곡만곡) : 골짝에 있으면 골짝에 차고
在阬滿阬(재갱만갱) : 구덩이에 있으면 구덩이에 찼었다
塗却守神(도각수신) : 그때 나는 모든 생각을 떨어 버리고
以物爲量(이물위량) : 오직 한 가지 정신을 지켜 물을 따라서 그 양을 삼았기 때문에
其聲揮綽(기성휘작) : 그 소리는 굽이쳐 넉넉했고
其名高明(기명고명) : 그 가락은 높고 밝았던 것이다
是故鬼神守其幽(시고귀신수기유) : 그러므로 귀신도 그 그윽한 자리를 지켜 나오지 않고
日月星辰行其紀(일월성신행기기) : 일월과 성진도 그 궤도를 따라 어지럽지 않았으니
吾止之於有窮(오지지어유궁) : 이것은 내가 반드시 그쳐야 할 자리에서 그치고
流之於無止(류지어무지) : 이어가야 할 곳에서 이어갔기 때문이다
子欲慮之而不能知也(자욕려지이불능지야) : 그러므로 그대는 생각을 보고자 해도 알지 못하고
望之而不能見也(망지이불능견야) : 바라보고자 해도 보지 못하며
遂之而不能及也(수지이불능급야) : 따라가고자 해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儻然立於四虛之道(당연립어사허지도) : 이때 나는 혼자 우두커니 허공의 빈 길에 서서
倚於槁梧而吟(의어고오이음) : 책상에 기대어 읊조리는 것이다
心窮乎所欲知(심궁호소욕지) : 내 마음은 알고자 하나 하나 부정없었고
目窮乎所欲見(목궁호소욕견) : 내 눈은 보고자 하나 부정없었고내
力屈乎所欲逐(력굴호소욕축) : 힘은 따르고자 하나 그만 꺾이어
吾旣不及已夫(오기불급이부) : 나는 끝내 미치지 못하고 마는 것이다
形充空虛(형충공허) : 자기 형체가 공허한 세계로 채워지며
乃至委蛇(내지위사) : 나는 그만 기운이 풀리어
汝委蛇(여위사) : 되는대로 맡겨 두었던 것이다
故怠(고태) : 때문에 권태로움을 느꼈을 것입니다.
吾又奏之以無怠之聲(오우주지이무태지성) : 나는 또한 음악을 연주함에 있어서 권태로움이 없는
소리를 사용하였고,
調之以自然之命(조지이자연지명) : 그것을 조화시킴에 있어서 자연의 생명으로써 했습니다.
故若混逐叢生(고약혼축총생) : 그러므로 뒤섞여 한꺼번에 생겨나는 듯 했고,
林樂而無形(림락이무형) : 음악이 고조되자 아무런 형체도 없는 듯이 되었습니다.
布揮而不曳(포휘이불예) : 널리 진동하여 퍼지며 멈추지 않고 .
幽昏而無聲(유혼이무성) : 흐릿해져서 소리가 없는 듯이 되었습니다.
動於無方居於窈冥(동어무방거어요명) : 방향도 없는 곳으로 움직이고, 아득한 곳에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或謂之死(혹위지사) : 때로는 죽은 것이라 생각되기도 하고,
或謂之生(혹위지생) : 때로는 살아있는 것이라 생각되기도 했을 것입니다.
或謂之實(혹위지실) : 혹은 열매가 열린 것처럼 생각되기도 하고
或謂之榮(혹위지영) : 혹은 꽃만 핀 듯이 생각되기도 했을 것입니다.
行流散徙(행류산사) : 움직이며 흐르고 흩어지며 옮겨가서
不主常聲(부주상성) : 일정한 소리를 위주로 하지 않았습니다.
世疑之(세의지) : 세상에서는 그것을 의심하고
稽於聖人(계어성인) : 성인들에게 물어보아야 하게 되었습니다.
聖也者(성야자) : 성인이란
達於情而遂於命也(달어정이수어명야) : 진실에 통달하고 운명에 순종하는 사람들입니다.
天機不張而吾官皆備(천기부장이오관개비) : 하늘의 기틀은 움직여지지 않아도 오관은 모두
갖추어져 있습니다.
無言而心說(무언이심설) : 말은 하지 않아도 마음은 기쁘게 되는 것입니다.
此之謂天樂(차지위천락) : 이것을 하늘의 음악이라 하는데,
故有焱氏爲之頌曰(고유염씨위지송왈) : 그러므로 유염씨가 기리어 말했습니다.
聽之不聞其聲(청지불문기성) : 「그것을 들어보아도 그 소리는 들리지 않고,
視之不見其形(시지불견기형) : 그것을 보아도 그 형상은 보이지 않는다.
充滿天地(충만천지) : 그러나 하늘과 땅에 가득 차고
苞裏六極(포리육극) : 천지사방을 포용한다」
汝欲聽之而無接焉(여욕청지이무접언) : 당신이 그것을 들으려해도 귀에 들리지 않았을 것이니,
而故惑也(이고혹야) : 그래서 미혹되었던 것입니다.
樂也者(락야자) : 음악이라는 것은
始於懼(시어구) : 두려움에서 시작하는 것이니,
懼故崇(구고숭) : 두려움 때문에 재난을 당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吾又次之以怠(오우차지이태) : 나는 그 다음에는 권태로움으로써 그것을 계속합니다.
怠故遁(태고둔) : 권태롭기 때문에 모든 의식이 없어질 것입니다.
卒之於惑(졸지어혹) : 마지막으로는 미혹됨으로써 음악을 끝내는 것이니,
惑故愚(혹고우) : 미혹되기 때문에 어리석은 듯 모든 것을 잊습니다.
愚故道(우고도) : 어리석기 때문에 도를 터득하게 됩니다.
道可載而與之俱也(도가재이여지구야) : 도를 터득하면 모든 것을 거기에 싣고서 도와 더불어
있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4.
孔子西遊於衛(공자서유어위) : 공자가 서쪽 위나라로 여행을 갔을 때,
顔淵問師金曰(안연문사금왈) : 안연이 사금에게 물었다.
以夫子之行爲奚如(이부자지행위해여) : “선생님의 이 번 여행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師金曰(사금왈) : 사금이 말했다.
惜乎(석호) : “애석하게도
而夫子其窮哉(이부자기궁재) : 당신의 선생님은 궁지에 몰리게 될 것입니다.”
顔淵曰(안연왈) : 안연이 물었다.
何也(하야) : “왜 그렇습니까?”
師金曰(사금왈) : 사금이 말했다.
夫芻狗之未陳也(부추구지미진야) : “무당이 쓰는 개허수아비는 귀신 앞에 진열되기 전에는
盛以筴衍(성이협연) : 상자에 담겨
巾以文繡(건이문수) : 무늬를 수놓은 보자기에 싸여집니다.
尸祝齊戒以將之(시축제계이장지) : 시동과 축관은 제계를 하고 그것을 신에게 바칩니다.
及其已陳也(급기이진야) : 그러나 그것을 바치고 난 다음에는
行者踐其首脊(행자천기수척) : 길가는 사람들이 그 머리와 등을 짓밟고,
蘇者取而爨之而已(소자취이찬지이이) : 풀 베는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 아궁이에 불쏘시개로
때게 됩니다.
將復取而盛以筴衍(장복취이성이협연) : 그렇지 않고 누군가 다시 그것을 가져다가 상자에 담고
巾以文繡(건이문수) : 무늬가 수놓인 보자기에 싸놓고
遊居寢臥其下(유거침와기하) : 그 곁에서 자고 눕고 한다면,
彼不得夢(피부득몽) : 그가 악몽을 꾸게 되거나
必且數眯焉(필차수미언) : 자주 가위에 눌리게 된다고 합니다.
今而夫子(금이부자) : 지금 당신의 선생님은
亦取先王已陳芻狗(역취선왕이진추구) : 옛 임금들이 이미 사용한 개허수아비를 가져다
聚弟子游居寢臥其下(취제자유거침와기하) : 제자들을 모아놓고 함께 그 곁에 지내면서 자고 눕고
하고 있습니다.
故伐樹於宋(고벌수어송) : 그러므로 송나라에서는 나무를 베어 넘기는 협박을 당했고,
削迹於衛(삭적어위) : 위나라에서는 발자국까지 지우며 다녀야 할 정도로 쫓기며
窮於商周(궁어상주) : 상주 나라에서 궁지에 몰렸었습니다.
是非其夢邪(시비기몽사) : 이것이 악몽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圍於陳蔡之間(위어진채지간) :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서는 포위를 당하여
七日不火食(칠일불화식) : 칠일동안이나 익힌 음식을 먹어보지도 못하고,
死生相與隣(사생상여린) : 죽음과 삶 사이에서 지냈습니다.
是非其夢邪(시비기몽사) : 이것이 가위눌리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夫水行莫如用舟(부수행막여용주) : 물 위를 여행하기에는 배를 이용하는 것보다 좋은 것이 없고,
而陸行莫如用車(이륙행막여용거) : 땅 위를 여행하는 데는 수레를 이용하는 것보다 좋은 것이
없습니다.
以舟之可行於水也而求推之於陸(이주지가행어수야이구추지어육) : 배로 물 위를 여행할 수 있다고
해서 땅 위에서도 배를 저어가려 한다면
則沒世不行尋常(칙몰세불행심상) : 평생을 가도 얼마 나가지 못할 것입니다.
古今非水陸與(고금비수륙여) : 옛날과 지금이란 물이나 육지와 같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周魯非舟車與(주로비주거여) : 주나라와 노나라는 배나 수레와 같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今蘄行周於魯(금기행주어로) : 지금 주나라의 방식을 노나라에 행하려고 하는 것은
是猶推舟於陸也(시유추주어륙야) : 마치 육지 위에서 배를 밀고 가려는 것과 같습니다.
勞而無功(로이무공) : 힘들기만 하지 아무런 성과도 없을 것이며
身必有殃(신필유앙) : 자신에게 반드시 재앙이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彼未知夫無方之傳(피미지부무방지전) : 저들은 방향이 없는 작용이 사물에 대응하는데 있어서
應物而不窮者也(응물이불궁자야) : 궁지에 몰리는 일이 없는 것임을 모르고 있습니다.
且子獨不見夫桔橰者乎(차자독불견부길고자호) : 선생께서는 무거운 추를 달아놓은 두레박틀을
보지 못하셨습니까?
引之則俯(인지칙부) : 끌어올리면 내려가고
舍之則仰(사지칙앙) : 놓으면 올라갑니다.
彼人之所引(피인지소인) : 그것은 사람이 끌어당기는 것이지
非引人也(비인인야) : 사람을 끌어당기는 것은 아닙니다.
故俯仰而不得罪於人(고부앙이부득죄어인) : 그러므로 내려가든 올라가든 사람에게 책잡히지
않습니다.
故夫三皇五帝之禮義法度(고부삼황오제지례의법도) : 삼황오제의 예의와 법도는
不矜於同而矜於治(불긍어동이긍어치) : 모두 공통됨을 숭상하지 않고 세상을 다스리는 것을
숭상했습니다.
故譬三皇五帝之禮義法度(고비삼황오제지례의법도) : 그러니 삼황오제의 예의와 법도를 비유로 들면
其猶柤梨橘柚邪(기유사리귤유사) : 마치 돌배와 배와 귤과 유자나 같은 것입니다.
其味相反而皆可於口(기미상반이개가어구) : 그 맛은 모두 틀리지만 모두가 입에 넣으면
맛이 있습니다.
「故禮義法度者(「고례의법도자) : 그러므로 예의와 법도라는 것은
應時而變者也(응시이변자야) : 시대를 따라서 변해야 되는 것입니다.
今取猨狙而衣以周公之服(금취원저이의이주공지복) : 원숭이에게 주공의 옷을 입혀준다면
彼必齕齧挽裂(피필흘설만렬) : 원숭이는 반드시 물어뜯고 찢어발겨
盡去而後慊(진거이후겸) : 모두 벗어야 만족을 할 것입니다.
觀古今之異(관고금지이) : 옛날과 지금의 차이를 보면
猶猨狙之異乎周公也(유원저지이호주공야) : 마치 원숭이가 주공과는 다른 것과 같습니다.
故西施病心而矉其里(고서시병심이빈기리) : 아름다운 서시가 가슴이 아파서 그의 동네에서 얼굴을
찌푸리고 다니자,
其里之醜人見之而美之(기리지추인견지이미지) : 그 동네에 사는 못난 여자가 그것을 보고 아름답다 생각하고는
歸亦捧心而矉其里(귀역봉심이빈기리) : 돌아와서 자기도 역시 가슴에 두 손을 얹고서 남이 보는 데서 얼굴을 찌푸렸습니다.
其里之富人見之(기리지부인견지) : 그 마을의 부자는 그를 보고는
堅閉門而不出(견폐문이불출) : 문을 굳게 닫아걸고 나가지 않았고,
貧人見之(빈인견지) : 가난한 사람들은 그를 보고는
挈妻子而去走(설처자이거주) : 처자를 거느리고 다른 고장으로 달아났다고 합니다.
彼知矉美(피지빈미) : 그 여자는 아름다운 얼굴에 찌푸림이 있음만을 알았지
而不知矉之所以美(이부지빈지소이미) : 찌푸린 얼굴이 아름다운 이유는 몰랐던 것입니다.
惜乎(석호) : 안타깝게도
而夫子其窮哉(이부자기궁재) : 당신의 선생님도 이와 같은 궁지에 몰리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