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지락(至樂 )1~3
至樂
1.
天下有至樂無有哉(천하유지락무유재) : 천하에는 지극한 즐거움이 있는 것일까, 없는 것일까
有可以活身者無有哉(유가이활신자무유재) : 자기 몸을 잘 살리는 길이 있는 것일까, 없는 것일까
今奚爲奚據(금해위해거) :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하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가
奚避奚處(해피해처) : 무엇을 피하고, 무엇에 몸담아야 하는가
奚就奚去(해취해거) : 무엇을 따라 나가야 하고, 무엇을 버리고 떠나야 하는가
奚樂奚惡(해락해악) : 무엇을 즐거워해야 하고, 무엇을 미워해야 하는가
夫天下之所尊者(부천하지소존자) : 일반적으로 세상에서 존중하는 것은
富貴壽善也(부귀수선야) : 부귀와 장수와 명예이다.
所樂者(소락자) : 세상에서 즐거워하는 것은
身安厚味美服好色音聲也(신안후미미복호색음성야) : 몸의 안락과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옷과
좋은 빛깔과 음악 같은 것들이다.
所下者(소하자) : 세상에서 싫어하는 것은
貧賤夭惡也(빈천요악야) : 빈천과 일찍 죽는 것과 비난을 받는 것이다.
所苦者(소고자) : 세상에서 괴롭게 여기는 것은
身不得安逸(신불득안일) : 몸이 편안하지 않은 것과
口不得厚味(구불득후미) : 맛있는 것을 먹지 못하는 것과
形不得美服(형불득미복) : 아름다운 옷을 걸치지 못하는 것과
目不得好色(목부득호색) : 좋은 빛깔을 보지 못하는 것과
耳不得音聲(이부득음성) : 음악을 듣지 못하는 것이다.
若不得者(약부득자) : 만약 그런 것들을 얻지 못하게 되면
則大憂以懼(칙대우이구) : 크게 근심하며 두려워하게 된다.
其爲形也(기위형야) : 이것은 그의 육체만을 위하는 것이니
亦愚哉(역우재) : 어리석은 짓이다.
夫富者(부부자) : 부자라는 사람들은
若身疾作(약신질작) : 자신을 괴롭히면서 애써서 일하여
多積財而不得盡用(다적재이불득진용) : 많은 재물을 쌓아 놓고도 다 쓰지 못한다.
其爲形也亦外矣(기위형야역외의) : 이것은 그의 육체만을 위한 것이니 원리에 벗어난 짓이다.
夫貴者(부귀자) : 신분이 귀한 사람들이란
夜以繼日(야이계일) :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계속하여
思慮善否(사려선부) : 일이 잘 되고 잘못 되는 것을 생각한다.
其爲形也亦疏矣(기위형야역소의) : 이것은 그의 육신만을 생각하는 것이니 원리로부터 멀리
벗어난 것이다.
人之生也(인지생야) : 사람이 태어난다는 것은
與憂俱生(여우구생) : 근심과 더불어 태어나는 것이다.
壽者惛惛(수자혼혼) : 장수한다고 해도 정신이 희미한 채
久憂不死(구우불사) : 오래도록 근심하며 죽지 않는 것이니
何故也(하고야) : 얼마나 그것이 괴로울 것인가?
其爲形也亦遠矣(기위형야역원의) : 이것은 그의 육신만을 위한 때문이니 원리로부터 멀리
떨어진 것이다.
烈士爲天下見善矣(열사위천하견선의) : 열사들은 세상에서 훌륭하다고 여겨지고 있지만
未足以活身(미족이활신) : 그의 몸을 잘 살리지는 못한 것이다.
吾未知善之誠善邪(오미지선지성선사) : 나는 그들의 훌륭함이 정말로 훌륭한 것인지
誠不善邪(성불선사) : 진실로 훌륭하지 못한 것인지 알지 못한다.
若以爲善矣(약이위선의) : 그것을 훌륭하다고 하자니
不足活身(부족활신) : 그의 몸도 살리지 못한 것이어서 안 될 일이고,
以爲不善矣(이위불선의) : 훌륭하지 않다고 하자니
足以活人(족이활인) : 남은 잘 살려줄 수 있으니 또한 안될 일이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이르기를
忠諫不聽(충간불청) : “충실히 간해도 듣지 않을 때에는
蹲循勿爭(준순물쟁) : 눈치껏 물러서야지 다투어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이다.
故父子胥爭之以殘其形(고부자서쟁지이잔기형) : 오자서는 임금과 다투다가 그의 육신을 잃게 되었다.
不爭(부쟁) : 그러나 다투지 않았다면
名亦不成(명역불성) : 명성이 이룩되지 않았을 것이다.
誠有善無有哉(성유선무유재) : 그러니 진실로 훌륭한 것이란 있는 것일까, 없는 것일까
今俗之所爲與其所樂(금속지소위여기소락) : 지금 세속에서 하는 짓이나 즐기는 것을 보아도
吾又未知樂之果樂邪(오우미지락지과락사) : 나는 또 그 즐거움이 정말 즐거움인지
果不樂邪(과불락사) : 과연 즐겁지 않은지를 알지 못한다.
吾觀夫俗之所樂(오관부속지소락) : 내가 세속에서 즐기는 것을 관찰한 바로는
擧群趣者誙誙然如將不得已(거군취자경경연여장부득이) : 모두가 무리 지어 나가면서 꼭 해야할 말은 안하고는 못 배길 일처럼 하면서
而皆曰樂者(이개왈락자) : 모두가 즐겁다고 말하고 있지만,
吾未知之樂也(오미지지락야) : 나는 그것이 즐거운 것인지,
亦未知之不樂也(역미지지불락야) : 또한 즐겁지 못한 것인지 알지 못한다.
果有樂無有哉(과유락무유재) : 과연 즐거움이란 있는 것일까, 없는 것일까?
吾以無爲誠樂矣(오이무위성락의) : 나는 무위야말로 진실한 즐거움이라 여기고 있다.
又俗之所大苦也(우속지소대고야) : 또 세속에서는 그것을 크게 괴로운 것으로 여기고 있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이르기를
至樂無樂(지락무락) : 지극한 즐거움이란 즐거움을 초월하는데 있고,
至譽無譽(지예무예) : 지극한 명예란 명예를 초월하는데 있다고 하는 것이다.
天下是非果未可定也(천하시비과미가정야) : 세상의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은 정말로 단정할 수
없는 것이다.
雖然(수연) : 그렇지만
無爲可以定是非(무위가이정시비) : 무위만은 옳고 그름의 판단에 단정을 내릴 수가 있다.
至樂活身(지락활신) : 지극한 즐거움과 몸을 살려주는 길은
唯無爲幾存(유무위기존) : 오직 무위에 있어서만 존재하는 것이다.일찌기
請嘗試言之(청상시언지) : 생각하여 말해보게 한다면
天無爲以之淸(천무위이지청) : 하늘은 무위한데 그로 인해 맑다.
地無爲以之寧(지무위이지녕) : 땅은 무위한데 그로 인해 안정되어 있다.
故兩無爲相合(고양무위상합) : 그러므로 이들 두 가지 무위가 서로 합쳐져
萬物皆化生(만물개화생) : 만물 모두가 변화하는 것이다.
芒乎芴乎(망호홀호) : 아득하고 아련하여
而無從出乎(이무종출호) : 그 나온 바를 알 수가 없다.
芴乎芒乎(홀호망호) : 아득하고 아련하여
而無有象乎(이무유상호) : 그 형체를 알 수가 없다.
萬物職職(만물직직) : 만물이 번성하고 있지만
皆從無爲殖(개종무위식) : 모두가 무위로부터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故曰天地無爲也而無不爲也(고왈천지무위야이무불위야) : 그러므로 하늘과 땅은 무위이면서도
하지 않는 것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人也孰能得無爲哉(인야숙능득무위재) : 세상 사람으로 그 누가 무위할 수 있겠는가
2.
莊子妻死(장자처사) : 장자의 아내가 죽자
惠子弔之(혜자조지) : 혜자가 조상하러 갔다.
莊子則方箕踞鼓盆而歌(장자칙방기거고분이가) : 장자는 그 때 두 다리를 뻗고 앉아 항아리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惠子曰(혜자왈) : 혜자가 말했다.
與人居(여인거) : “그 분와 함께 살았고,
長者老(장자노) : 자식을 길렀으며, 함께 늙었다.
身死(신사) : 그런 부인이 죽었는데
不哭(불곡) : 곡은 안하고
亦足矣(역족의) : 또한 만족해하며
又鼓盆而歌(우고분이가) : 항아리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으니
不亦甚乎(불역심호) : 또한 너무 심하지 않은가?”
莊子曰(장자왈) : 장자가 말했다.
不然(불연) : “그렇지 않다.
是其始死也(시기시사야) : 그녀가 죽고서
我獨何能無槪然(아독하능무개연) : 처음에는 나라고 어찌 슬픔이 없었겠는가?
察其始而本無生(찰기시이본무생) : 그러나 그가 태어나기 이전을 생각해 보니
본시는 삶이 없었던 것이었고,
非徒無生也而本無形(비도무생야이본무형) : 삶만 없었을 뿐만 아니라 형체조차 없었으며,
非徒無形也而本無氣(비도무형야이본무기) : 형체만이 아니라 기운조차 없었던 것이다.
雜乎芒芴之間(잡호망홀지간) : 흐리멍덩한 사이에 섞여 있었으나
變而有氣(변이유기) : 그것이 변화하여 기운이 있게 되었고,
氣變而有形(기변이유형) : 기운이 변화하여 형체가 있게 되었으며,
形變而有生(형변이유생) : 형체가 변화하여 삶이 있게 되었던 것이다.
今又變而之死(금우변이지사) : 지금은 그런 아내가 또 변화하여 죽어간 것이다.
是相與爲春秋冬夏四時行也(시상여위춘추동하사시행야) : 이것은 봄·가을과 여름·겨울의 사철이
운행하는 것과 같은 변화였던 것이다.
人且偃然寢於巨室(인차언연침어거실) : 그 사람은 하늘과 땅이라는 거대한 방 속에 편안히
잠들고 있는 것이다.
而我噭噭然隨而哭之(이아교교연수이곡지) : 그런데도 내가 소리내어 그의 죽음을 따라 곡을 한다면
自以爲不通乎命(자이위불통호명) : 천명에 통달하지 못한 짓이라 스스로 생각되었다
故止也(고지야) : 그래서 곡을 그친 것이다
3.
支離叔與滑介叔觀於冥伯之丘(지리숙여활개숙관어명백지구) : 지리숙과 활개숙이 명백의 언덕과
崑崙之虛(곤륜지허) : 곤륜산 봉우리 같은
黃帝之所休(황제지소휴) : 황제가 전에 노닐다 쉬던 곳을 구경갔다.
俄而柳生其左肘(아이류생기좌주) : 그런데 갑자기 활개숙의 왼쪽 팔꿈치에 혹이 생겨
其意蹶蹶然惡之(기의궐궐연오지) : 그는 마음속으로 놀라면서 언짢게 생각하는 듯 했다.
支離叔曰(지리숙왈) : 지리숙이 말했다.
子惡之乎(자오지호) : “자네는 그것이 언짢은가?”
滑介叔曰(활개숙왈) : 활개숙이 대답했다.
亡予何惡(망여하악) : “아닐세, 내가 어찌 언짢게 생각하겠는가?
生者(생자) : 생겨나게 하려면
假借也(가차야) : 다른 것에 의지해야만 하네.
假之雅生(가지아생) : 무엇이건 힘을 빌려야 생겨나게 되는 것이지,
生者(생자) : 그러니 생겨난다는 것은
塵垢也(진구야) : 먼지나 때가 묻는 것과 같고.
死生爲晝夜(사생위주야) : 죽고 사는 것은 밤과 낮이나 같네.
且吾與子觀化而化及我(차오여자관화이화급아) : 나와 자네는 그런 변화를 보고 있었는데,
마침 그 변화가 나에게 미친 것이네.
我又何惡焉(아우하악언) : 내 어찌 무엇을 언짢게 생각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