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우언(寓言 ) 4~7
寓言
4.
顔成子游謂東郭子綦曰(안성자유위동곽자기왈) : 안성자유가 스승인 동곽자기에게 말했다.
自吾聞子之言(자오문자지언) : “제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一年而野(일년이야) : 일 년만에 헛된 마음을 버려 소박해졌고,
二年而從(이년이종) : 이 년 만에 밖의 사물에 순종하게 되었고,
三年而通(삼년이통) : 삼 년만에 모든 사물들에 통달하게 되었고,
四年而物(사년이물) : 사 년만에 저 자신과 물건이 합치되게 되었고,
五年而來(오년이래) : 오 년만에 모든 물건이 저를 따르게 되었고,
六年而鬼入(육년이귀입) : 육 년만에 신명으로 모든 사물에 대해 깨우치게 되었고,
七年而天成(칠년이천성) : 칠 년만에 천지자연과 합치되게 되었고,
八年而不知死(팔년이불지사) : 팔 년만에 죽음도 모르고 삶도
不知生(부지생) : 모르게 되었으며,
九年而大妙(구년이대묘) : 구 년만에 위대한 경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5.
生有爲(생유위) : 사람은 살아서는 행동을 하지만
死也(사야) : 죽는다
勸公以其死也(권공이기사야) : 공을 권하니 자기가 죽기 때문이다
有自也(유자야) : 사람의 죽음은 모두가 그 까닭이 있지만,
而生陽也(이생양야) : 삶은 양의 기운이 움직여 이루어지는 것으로
無自也(무자야) : 근원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而果然乎(이과연호) : 그러나 과연 그럴까?
惡乎其所適(악호기소적) : 죽으면 어디로 가는 것일까?
惡乎其所不適(악호기소불적) : 어떻게 가는 곳이 없을 수 있는가?
川有曆數(천유역수) : 하늘에는 천체운행의 법도가 있고,
地有人據(지유인거) : 땅에는 평평하고 험한 상태가 있다.
吾惡乎求之(오악호구지) : 그러나 우리는 어디에서 생사의 문제를 알아볼 것인가?
莫知其所終(막지기소종) : 생명이 끝나는 곳을 알 수가 없는 것이라면
若之何其無命也(약지하기무명야) : 어째서 천명이 없다고 하겠는가?
莫知其所始(막지기소시) : 생명이 시작되는 곳을 알 수가 없는 것이라면
若之何其有命也(약지하기유명야) : 어째서 천명이 있다고 하겠는가?
有以相應也(유이상응야) : 물건과 정신이 서로 호응하는 것이 있다면
若之何其無鬼邪(약지하기무귀사) : 어째서 귀신이 없다고 하겠는가?
無以相應也(무이상응야) : 서로 호응하는 것이 없다면
若之何其有鬼邪(약지하기유귀사) : 어째서 귀신이 있다고 하겠는가?
6.
罔兩問於景曰(망량문어경왈) : 망양(罔兩)들이 그림자에게 물었다.
若向也俯而今也仰(약향야부이금야앙) : “조금 전에는 몸을 굽히고 있었는데 지금은 젖히고 있고,
向也括撮而今也被髮(향야괄촬이금야피발) : 조금 전에는 머리를 묶고 있었는데
지금은 풀어헤치고 있으며,
向也坐而今也起(향야좌이금야기) : 조금 전에는 앉아 있었는데 지금은 일어나 있고,
向也行而今也止(향야행이금야지) : 조금 전에는 걷고 있었는데 지금은 멈춰 서 있습니다.
何也(하야) : 어째서입니까?”
景曰(경왈) : 그림자가 말했다.
搜搜也(수수야) : 그대들이여
奚稍問也(해초문야) : “어째서 그런 쓸데없는 것을 묻습니까?
予有而不知其所以(여유이부지기소이) : 나는 존재하고 있지만 그 까닭을 알지 못합니다.
予蜩甲也(여조갑야) : 나는 매미 껍질이나
蛇蛻也(사태야) : 뱀의 껍질과 비슷합니다.
似之而非也(사지이비야) : 그러나 그것들과 비슷하면서도 형체가 없으니, 다른 것입니다.
火與日(화여일) : 불과 햇볕 앞에서는
吾屯也(오둔야) : 존재하지만,
陰與夜(음여야) : 그늘이나 밤에는
吾代也(오대야) : 사라집니다.
彼吾所以有待邪(피오소이유대사) : 불과 해는 내가 의지하는 대상입니다.
而況乎以無有待者乎(이황호이무유대자호) : 그러니 하물며 의지하는 대상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
彼來則我與之來(피래칙아여지래) : 그것들이 오면 나도 따라서 오고,
彼往則我與之往(피왕칙아여지왕) : 그것들이 가면 나도 따라 갑니다.
彼强陽則我與之强陽(피강양칙아여지강양) : 그것들이 움직이면 나도 따라 움직입니다.
强陽者又何以有問乎(강양자우하이유문호) : 움직이는 것에 대해 왜 내게 묻는 까닭이 있습니까?”
7.
陽子居南之沛(양자거남지패) : 양자거가 남쪽 패땅에서 여행을 할 때,
老聃西遊於秦(노담서유어진) : 노자도 서쪽으로 진나라 일대를 여행하고 있었다.
邀於郊(요어교) : 양자거는 패땅의 교외로 영접을 나가,
至於梁而遇老子(지어양이우노자) : 양땅에 이르러 노자를 만났다.
老子中道仰天而歎曰(노자중도앙천이탄왈) : 노자는 오는 도중에 하늘을 보고 탄식하며 말했다.
始以汝爲可敎(시이여위가교) : “처음에는 그대를 가르칠만하다고 생각했는데
今不可也(금불가야) : 지금 보니 안되겠다.”
陽子居不答(양자거불답) : 양자거는 대답도 하지 않고
至舍(지사) : 숙사로 돌아와
進盥漱巾櫛(진관수건즐) : 세숫대야와 양치질 물과 수건과 빗을 노자에게 올린 다음,
脫屨戶外(탈구호외) : 문 밖에 신을 벗어놓고
膝行而前曰(슬행이전왈) : 무릎걸음으로 가서 말했다.
向者弟子欲請夫子夫子行不閒(향자제자욕청부자부자행불한) : “조금 전에 저는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에 대해 여쭙고자 하였으나 선생님께서 틈이 없으신 것 같아
是以不敢(시이불감) : 그 때문에 여쭙지 못했습니다.
今閒矣(금한의) : 지금은 한가하신 듯하니
請問其過(청문기과) : 그 까닭을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老子曰(노자왈) : 노자가 말했다.
而睢睢盱盱(이휴휴우우) : “그대는 눈을 부릅뜨고 있으니
而誰與居(이수여거) : 누가 그대와 더불어 지내겠는가?
大白若辱(대백약욕) : 크게 결백한 사람은 더러운 것 같이 행동하고,
盛德若不足(성덕약부족) : 덕이 큰 사람은 덕이 부족한 듯이 행동하는 것이다.”
陽子居蹴然變容曰(양자거축연변용왈) : 양자거는 송구스러운 듯이 얼굴빛을 바꾸면서 말했다.
敬聞命矣(경문명의) : “가르침을 받들겠습니다.”
其往也(기왕야) : 전에는
舍者迎將(사자영장) : 같은 여관에서 묵는 사람들이 그를 마중하고 전송하였고,
其家公執席(기가공집석) : 여관 주인은 방석을 날라왔고,
妻執巾櫛(처집건즐) : 주인의 처는 수건과 빗을 갖다 주었으며,
舍者避席(사자피석) : 여관에 묵는 사람들은 그를 보면 자리를 피했고,
煬者避竈(양자피조) : 불을 때던 사람들도 그를 보면 아궁이 앞을 피해갔다.
其反也(기반야) : 그러나 그가 다시 돌아가자
舍者與之爭席矣(사자여지쟁석의) : 여관에 묵는 사람들이 그와 자리를 다투면서 어울리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