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스크랩] 五言古風 장편

꿈과인생 2012. 9. 18. 15:31

直中書省
               謝靈運 
紫殿肅陰陰  궁전은 엄숙하고 침침한데
彤庭赫弘敞  궁전 뜰은 밝고 넓게 확 틔었네
風動萬年枝  바람은 만년목의 가지를 흔들고
日華承露掌  햇빛은 승로장에 비친다 
玲瓏結綺錢  영롱한 빛은 동전 모양의 비단창문에 맺혀있고
深沈映朱網  그윽한 빛은 그물모양의 붉은 창을 비추네
紅藥當階翻  작약은 계단에서 활짝 피고
蒼苔依砌上  이끼는 섬돌 위로 뻗어있네
茲言翔鳳池  이 중서성에
鳴珮多淸響  패옥이 울려 맑은 소리 성하구나
信美非吾室  진실로 아름다우나 나의 집은 아니니
中園思偃仰  고향 정원 안에서 뒹글 것을 생각하네
朋情以鬱陶  붕우 생각에 가슴 답답한데
春物方駘蕩  봄 경치는 한창이구나
安得凌風翰  어떻게 하면 바람을 탈 날개 얻어
聊恣山泉賞  산천의 감상을 실컷 할 수 있을까        

 

古詩 
                           無名氏

行行重行行  가고 가고 또 가고 가고
與君生別離  그대와 생이별하였네
相去萬餘里  서로 만여 리나 떨어져
各在天一涯  각각 하늘 한쪽 벼랑에 있네
道路阻且長  길이 험하고 머니
會面安可期  언제나 만나려나
胡馬依北風  오랑캐 말은 북쪽 바람에 의지하고
越鳥巢南枝  월나라 새는 남쪽가지에 둥지 트네
相去日已遠  서로 떨어져 날이 멀어지니
衣帶日已緩  허리띠는 날로 느슨해지는구나
浮雲蔽白日  뜬구름이 밝은 해를 가리고 있으니 
遊子不復返  나그네 다시 돌아올 수 없어라 
思君令人老  그리움은 사람을 늙게 하고 
歲月忽已晩  세월은 어느새 저물어가네
棄捐勿復道  다시는 버림받았다  말하지 말고
努力加餐飯  부디 밥 잘 먹고 지내소서

擬古              
              陶淵明

東方有一士  동방에 어떤 한 선비는
被服常不完  입은 옷이 언제나 온전치 못하고
三旬九遇食  한 달에 아홉 번 먹으며 
十年著一冠  십 년을 관 하나로 지낸다네 
辛苦無此比  고생이 이에 비할 데 없으련만
常有好容顔  언제나 좋은 얼굴이라네
我欲觀其人  내가 그 사람을 만나고파
晨去越河關  새벽에 길 떠나 하수의 관문을 넘어갔네
靑松夾路生  푸른 소나무 길가에서 자라고
白雲宿簷端  흰 구름은 처마 끝에 머물러 있구나
知我故來意  내가 일부러 온 뜻을 알고
取琴爲我彈  거문고 가져다가 나를 위하여 연주한다
上絃驚別鶴  윗줄로는 別鶴曲을 타고
下絃操孤鸞  아래줄로는 孤鸞曲을 튕기네
願留就君住  원컨대 그대 사는 곳에서 
從今至歲寒  늙도록 함께 하고 싶어라

讀山海經
                    陶淵明

孟夏草木長   초여름 초목이 자라
繞屋樹扶疎   집 둘레 나무는 잎가지가 무성하다   
衆鳥欣有托   새들은 깃들 곳 있어 즐거워하고
吾亦愛吾廬   나 또한 내 집을 사랑하노라   
旣耕亦已種   이미 밭 갈고 벌써 씨 뿌렸으니   
時還獨我書   때때로 돌아와 나의 책을 읽는다
窮巷隔深轍   궁벽한 길은 거리에서 멀어   
頗回故人車   친한 이도 수레를 돌리어 간다
欣然酌春酒   흔쾌히 봄 같은 술을 마시며
摘我園中蔬   정원의 나물 뜯어 안주를 한다
微雨從東來   보슬비는 동쪽에서 내려오고
好風與之俱   좋은 바람 비와 함께 불어오누나   
汎覽周王傳   두루두루『穆天子傳』을  읽고
流觀山海圖   이리저리『山海經』을  본다
俛仰終宇宙   잠깐동안에 우주를 다 구경하니
不樂復何如   이 보다 더 즐거울 수는 없으리 


夢李白二首
                      杜甫

死別已呑聲  죽어 이별함은 소리조차 삼키게 하고
生別常惻惻  살아 이별함은 언제나 슬프고 슬프다
江南瘴癘地  江南은 열병에 걸리기 쉬운 곳인데
逐客無消息  쫓겨 간 객에게서는 소식이 없네
故人入我夢  그대가 내 꿈에 나타난 것은   
明我長相憶  분명 우리가 언제나 그리워해서 일 것이다
今君在羅網  지금 그대는 죄망에  걸려있는데
何以有羽翼  어떻게 날개 얻어 왔는가
恐非平生魂  아마도 평소 모습은 아닌 듯하나 
路遠不可測  길 멀어 알 수가 없네 
魂來楓林靑  그대 나타나니 단풍 숲이 푸르고
魂返關塞黑  그대 사라지니 변방의 관문이 깜깜하네
落月滿屋梁  달빛이 내려와 들보에 가득하니
猶疑見顔色  그대 모습 보는 듯 하여라
水深波浪闊  물 깊어 파도 일렁이니
無使蛟龍得  교룡에게 잡혀 먹히지 마소서     

 

 

夢李白二首(又)         
                 杜甫

 又

浮雲終日行  뜬 구름 온 종일 떠다니니 
遊子久不至  나그네 오래도록 오질 못하네
三夜頻夢君  사흘 밤을 자주 그대 꿈꾸니
情親見君意  가까운 정 그대 맘 알겠네
告歸常局促  돌아갈 때는 언제나 풀 죽어
苦道來不易  괴로이 말하길, 오기 쉽지 않다고 
江湖多風波  강호에 풍파 많아
舟楫恐失墜  배가 잘못될까 걱정이라네
出門搔白首  문을 나서며 흰머리 긁적이니
若負平生志  평소의 뜻이 아닌 듯하다
冠盖滿京華  관과 일산 쓴 이들 서울에 가득한데
斯人獨憔悴  이 사람만 초췌하구나
孰云網恢恢  누가 法網이 너르다 하였나
將老身反累  늘그막에 도리어 얽히었도다
千秋萬歲名  천추 만세 뒤에 이름남은
寂寞身後事  죽은 뒤 일이라 쓸쓸한 것을

贈東坡                   
                 黃庭堅

江梅有佳實  아름다운 열매 맺은 강가 매화나무 
託根桃李場  뿌리를 복숭아밭 배밭에 의탁했네 
桃李終不言  복숭아 배는 끝까지 칭찬하지 않으나
朝露借恩光  아침 이슬은 은혜로운 빛을 빌려 주었네
孤芳忌皎潔  외로운 꽃이 깨끗함을 시기 받으니
氷雪空自香  얼음과 눈 속에서 부질없이 향기롭구나
古來和鼎實  예로부터 음식의 간을 맞추니
此物升廟廊  매화열매 묘당에 올랐다네
歲月坐成晩  세월은 어느 덧 저물어
煙雨靑已黃  안개와 비에 푸른 것이 누렇게 되었구나
得升桃李盤  복숭아 배 쟁반에 올려지니
以遠初見嘗  먼 데서 왔다고 맛보았으나
終然不可口  마침내 입에 맞지 않는다고
擲置官道傍  길가로 던져 버렸네
但使本根在  다만 뿌리를 간직한다면 
棄捐果何傷  버려진들 무엇이 걱정이리오

 又

靑松出澗壑  푸른 소나무 개울가 골짜기에 솟아나니
十里聞風聲  십리 밖에서도 소나무 바람소리 들리네
上有百尺絲  위에 백 길 되는 토사자 엉겨있고
下有千歲苓  아래에 천년 묵은 복령이 달려있네
自性得久要  복령은 오래가니     
爲人制頹齡  사람을 위해 늙음을 막아주고
小草有遠志  토사자도 먼 뜻이 있으니 
相依在平生  평생을 서로 의지한다
醫和不竝世  의화가 세상에 없으니
深根且固蔕  뿌리를 깊게 하고 꼭지를 단단히 하소서
人言可醫國  사람이 말하기를, 나라도 고칠 수 있다 하니 
何用大早計  어찌 ‘너무 이른 결정’을 하리오
小大材則殊  재주의 작고 큼은 다르지만
氣味固相似  기질과 풍미는 진실로 비슷하다오

慈烏夜啼
                 白居易

慈烏失其母  효성스런 까마귀 어미를 잃고
啞啞吐哀音  까악 까악 슬픈 소리 토해내네
晝夜不飛去  낮이나 밤이나 날지 않고
經年守故林  해가 지나도록 옛 숲을 지키고 있네
夜夜夜半啼  밤마다 한 밤중에 우니
聞者爲沾襟  듣는 이가 옷깃을 적신다
聲中如告訴  소리가 꼭 하소연하듯 함은
未盡反哺心  ‘反哺의 마음’을 다하지 못해서라네
百鳥豈無母  뭇 새들도 어찌 어미가 없겠는가마는
爾獨哀怨深  너만 유독 슬픔과 원망이 깊구나
應是母慈重  응당 어머니 사랑이 중해서
使爾悲不任  네가 슬픔을 견디지 못하는 것이겠지
昔有吳起者  옛날 吳起라는 자는
母歿喪不臨  어머니가 돌아가셨어도 상에 가지 않았다네 
哀哉若此輩  슬프다. 이런 무리들은
其心不如禽  그 마음이 새만도 못하구나
慈烏復慈烏  효성스런 까마귀여, 효성스런 까마귀여!
鳥中之曾參  새 중의 曾子로구나    
 

田家
                            柳宗元

籬落隔煙火  울타리 너머 연기 피어 오르고
農談四隣夕  저녁에 사방 이웃에선 농사 이야기
庭際秋蛩鳴  뜨락에 가을 귀뚜라미 울고
疎麻方寂歷  듬성듬성 삼대는 쓸쓸하다
蠶絲盡輸稅  누에 실을 다 세금으로 바쳤으니
機杼空倚壁  베틀은 할 일없어 벽에 기대어 있네
里胥夜經過  아전이 밤에 지나다 들르니
鷄黍事筵席  닭 잡고 기장밥 지어 잔치자리 마련하네
各言官長峻  각각 말하길, 관장이 엄하여
文字多督責  장부에 독촉이 많다고
東鄕後租期  동쪽 마을에선 조세시기 늦어 서두르다 
車轂陷泥澤  수레바퀴가 진흙탕에 빠졌다네
公門少推恕  관가는 용서하는 일 적으니
鞭扑恣狼籍  마구 매질하여 짓밟는다
努力愼經營  힘써 잘 마련하라!
肌膚眞可惜  몸은 진실로 아껴야 되는 것   
迎新在此歲  새 태수 올해에 맞이할 것이니
惟恐踵前跡  오직 전임 태수보다 심할까 걱정이로세

樂府上                   
                 無名氏

靑靑河畔草  푸르고 푸른 강가의 풀이여 
綿綿思遠道  길이길이 먼 길 떠난 임 그린다 
遠道不可思  먼 길이라 생각도 못했는데
夙昔夢見之  어젯저녁 꿈에서 만났다네
夢見在我傍  꿈에선 내 곁에 계시더니
忽覺在他鄕  홀연히 깨니 타향에 계시구나
他鄕各異縣  타향은 내가 있는 곳과 다르니
輾轉不可見  만날 수 없어 잠자리 뒤척인다 
枯桑知天風  마른 뽕나무도 바람 알아 흔들리고
海水知天寒  바닷물도 추위 알아 차갑다네
入門各自媚  문에 들어서면 누구나 반기는 이 있는데
誰肯相爲言  나는 누구와 서로 말할까
客從遠方來  객이 먼 곳에서 와 
遺我雙鯉魚  내게 두 마리 잉어를 주었네
呼童烹鯉魚  아이 불러 잉어를 삶게 하니
中有尺素書  그 속에 한 자 비단편지 있구나
長跪讀素書  한참 꿇어앉아 비단편지 읽으니
書中竟何如  편지 글 어떠한가
上有加餐食  위에 밥 많이 드시라 하고
下有長相憶  아래에 길이 서로 그립다 쓰여있네

七月夜行江陵途中作             
                           陶潛

閑居三十載  한가로이 살아온 지 삼십 년
遂與塵事冥  마침내 세상일에 어둡다네 
詩書敦宿好  詩書는 오래도록 더욱 좋아하고
林園無俗情  숲과 정원은 세속의 일이 없다네
如何捨此去  어찌하여 이런 것을 버리고
遙遙至南荊  멀리멀리 형주에 이르렀는가
叩枻新秋月  초가을 달밤에 노 저어 
臨流別友生  강가에서 벗과 이별했네
凉風起將夕  저녁 무렵 시원한 바람에
夜景湛虛明  환한 밤 경치 즐기누나   
昭昭天宇闊  밝고 밝은 하늘은 너르고
皛皛川上平  맑고 맑은 강물은 잔잔하여라
懷役不遑寐  갈 길을 생각하니 잠잘 겨를 없어
中宵尙孤征  밤중에도 혼자 길을 간다네
商歌非吾事  벼슬 구하던 ‘商聲의 노래’는 내 일이 아니니
依依在耦耕  언제나 농사일에 마음둔다네
投冠旋舊墟  관을 던지고 옛 땅으로 돌아가 
不爲好爵縈  좋은 관작에 얽매이지 말아야지
養眞衡茅下  초가집에서 ‘참’을 길러 
庶以善自名  내 이름 잘 보전하였으면 
 

飮酒
          陶 潛

羲農去我久  복희씨 신농씨 우리 사는 세상과 거리가 멀어
擧世少復眞  온 세상에 ‘참’으로 돌아가려는 이 드무네 
汲汲魯中叟  노나라 공자께서 애쓰시어
彌縫使其淳  고쳐서 순박하게 하셨네
鳳鳥雖不至  비록 봉황이 이르지는 않았지만
禮樂蹔得新  禮樂이 잠깐이나마 새로움을 얻었다네
洙泗輟微響  공자의 가르침이 조금 퍼지려다 그치니
漂流逮狂秦  흐르고 흘러 광포한 진나라에 이르렀네
詩書亦何罪  詩書가 무슨 죄인가
一朝成灰塵  하루아침에 재가 되었구나
區區諸老翁  자상한 여러 노인이
爲事誠慇懃  일을 정성으로 간절히 하시었는데 
如何絶世下  어찌 먼 후세엔
六籍無一親  六經을 가까이 하는 이 하나도 없는가
終日馳車走  종일 말을 달려 일삼으나 
不見所問津  道를 찾는 이는 볼 수가 없구나
若復不快飮  만일 다시 쾌히 술을 마시지 않는다면 
空負頭上巾  공연히 머리 위 두건을 저버리는 일
但恨多謬誤  다만 잘못을 할까 걱정이니 
君當恕醉人  그대는 마땅히 술 취한 이를 용서하게나


歸田園居 
           陶 潛

少無適俗韻  젊어서부터 속세와는 맞는 것이 없고 
性本愛丘山  성정은 본래 언덕과 산을 좋아했네
誤落塵網中  잘못 먼지 그물 속에 떨어져
一去三十年  단번에 삼십 년이 지났구나 
羈鳥戀舊林  갇힌 새는 옛 숲을 그리워하고
池魚思故淵  못 속의 물고기는 옛 못을 그리워한다
開荒南野際  남쪽들에서 황무지 개간하고
守拙歸園田  전원으로 돌아와 ‘못남’을 지킨다네
方宅十餘畝  네모난 집터는 십여 무이고
草屋八九間  초가집은 여덟 아홉 칸.
楡柳廕後簷  느릅나무 버드나무 뒤 처마를 가리고
桃李羅堂前  복숭아 배는 마루 앞에 벌려있다
曖曖遠人村  희미하게 人家가 멀리 있어 
依依墟里煙  마을의 연기 아련히 보이네 
狗吠深巷中  개는 깊은 골목에서 짓고
鷄鳴桑樹顚  닭은 뽕나무 꼭대기에서 운다
戶庭無塵雜  집안 뜨락에 먼지 묻은 손님은 없고
虛室有餘閑  빈 방에는 넉넉한 여유가 있다
久在樊籠裏  오랫동안  새장 속에 갇혀 있다가
復得反自然  다시 自然으로 돌아오게 되었구나

夏日李公見訪    
                 杜 甫

遠林暑氣薄  멀리 떨어진 숲이라 더운 기운 엷은데 
公子過我遊  공자가 내게 놀러왔네
貧居類村塢  마을 언덕더미 같은 가난한 내 집은
僻近城南樓  외따로 성 남쪽 누각 가까이 있지만, 
傍舍頗淳朴  이웃집 자못 순박하여
所願亦易求  원하는 것을 구하기 쉽네 
隔屋問西家  집 너머 서쪽 집에, 
借問有酒不  술이 있느냐고 묻자
牆頭過濁醪  담장 위로 막걸리 넘겨주니 
展席俯長流  자리 펴고 길이 흐르는 물 굽어본다
淸風左右至  맑은 바람 좌우에서 불어오니
客意已驚秋  객은 속으로 벌써 가을인지 놀라네
巢多衆鳥鬪  둥지가 많으니 뭇 새들이 다투고
葉密鳴蟬稠  나뭇잎 빽빽하니 매미가 촘촘히 우네 
苦遭此物聒  괴롭게도 이런 시끄러운 물건을 만났으니 
孰語吾廬幽  누가 내 집을 그윽하다 하겠나
水花晩色靜  연꽃이 저녁에 고요히 피었으니 
庶足充淹留  객 머물러 묵고 가게 하기에 충분하리라
預恐樽中盡  미리 술동이 안의 술이 다할까 걱정이노니
更起爲君謀  다시 일어나 그대를 위해 마련한다네

贈衛八處士
            杜 甫

人生不相見  살면서 서로 만나지 못하는 모양이
動如參與商  번번이 떨어져 사는 삼성과 상성같네 
今夕復何夕  오늘 밤은 다시 무슨 밤이길래
共此燈燭光  이 촛불을 함께 하고 있나 
少壯能幾時  젊고 건장한 때가 얼마나 되나
鬢髮各已蒼  귀밑머리 머리카락 모두 세었구나 
訪舊半爲鬼  친구를 찾아보니 반은 죽어 귀신이 되었으니
驚呼熱中腸  속이 끓어 놀라 소리지르네
焉知二十載  어찌 스무 해 만에야
重上君子堂  다시 그대 집에 오게 될 줄 알았겠나
昔別君未婚  지난 날 이별할 때에 그대는 혼인하지 않았었는데 
兒女忽成行  지금은 아이들이 줄지어 있네
怡然敬父執  기쁘게 아버지 친구를 공경하여 
問我來何方  내게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구나
問答未及已  문답이 마쳐지기도 전에
兒女羅酒漿  아이들이 술과 마실 것을 벌려놓네
夜雨剪春韭  밤비를 맞으며 봄 부추를 베어
新炊間黃粱  노란 좁쌀 섞어 새로 밥을 짓는다
主稱會面難  주인은 얼굴 보기 힘들다하며
一擧累十觴  한번에 십여 잔을 들이키네
十觴亦不醉  열 잔도 취하지 않으니
感子故意長  그대의 오랜 우정에 감동해서라네
明日隔山岳  내일이면 산악이 가로 놓여 따로 살 것이니
世事兩茫茫  세상일 어찌 될 지 양쪽 다 아득하네   
 

 

石壕吏
             杜甫

暮投石壕村  저물녘 석호촌에 투숙하였는데  
有吏夜捉人  어떤 아전이 밤에 사람을 잡아가더라
老翁踰墻走  할아비는 담 너머 달아나고
老婦出門看  할미는 문을 나서서 바라본다
吏呼一何怒  아전이 지르는 소리 한결같이 어찌 그리도 성을 내며
婦啼一何苦  할미가 우는 소리 한결같이 어찌 그리도 괴로운가
聽婦前致詞  할미가 앞에서 넋두리하는 소리 들으니
三男鄴城戍  세 아들이 업성으로 수자리 살러 갔는데
一男附書至  한 아들이 보낸 편지에
二男新戰死  두 아들이 금방 싸움터에서 죽었다 하네
存者且偸生  산 자는 그래도 어떻게 살아가지만
死者長已矣  죽은 자는 영원히 그만인 것을
室中更無人  방안에 다시 사람이 없고 
所有乳下孫  있는 것은 젖먹이 손자라네
孫有母未去  손자에게 어미가 있으나 아직 떠나지 못한 것은
出入無完裙  출입에 온전한 치마조차 없어서라
老嫗力雖衰  늙은 아낙이라 비록 힘은 쇠하였으나 
請從吏夜歸  청컨대 아전 따라 밤길을 가서 
急應河陽役  급히 河陽의 군영에 다다르면
猶得備晨炊  그래도 새벽밥은 지을 수 있을 것이외다
夜久語聲絶  밤에 오래도록 말소리 끊기더니
如聞泣幽咽  울며 나직이 오열하는 소리 들리는 듯 
天明登前途  날이 밝아 길을 나섬에
獨與老翁別  홀로 늙은 할아비와 이별하네

佳人
              杜甫

絶代有佳人  보기 드문 미인이
幽居在空谷  빈 골짜기 그윽한 곳에 산다네
自云良家子  스스로 말하기를, 양가집 딸로
零落依草木  지금은 영락하여 산골에 산다하네 
關中昔喪敗  전에 관중에 난리가 났을 때에 
兄弟遭殺戮  형제들이 죽었다오
官高何足論  벼슬이 높은 것이 무슨 소용인가
不得收骨肉  시신조차 거둘 수 없었다네
世情惡衰歇  사람들은 쇠약해지는 것을 싫다하지만  
萬事隨轉燭  만사가 흔들리는 촛불신세
夫壻輕薄兒  남편은 경박한 사람이라
新人美如玉  옥같이 아름다운 새사람과 함께 하네 
合昏尙知時  합혼초도 오히려 저녁때를 알아 합하고 
鴛鴦不獨宿  원앙새도 홀로 잠들지 않는다
但見新人笑  다만 새사람의 웃음만 보니
那聞舊人哭  어찌 부인의 곡하는 소리 들리겠는가
在山泉水淸  산에 있으면 샘물이 맑고
出山泉水濁  산을 나오면 샘물이 흐려지네
侍婢賣珠廻  시비에게 진주 팔아 오게 하고
牽蘿補茅屋  넝쿨 당겨 띠집을 수리한다
摘花不揷髮  꽃을 따도 머리에 꽂지 않고  
采栢動盈掬  잣을 따면 금새 한 움큼
天寒翠袖薄  날씨 차가와 비취 소매 얇아도
日暮倚脩竹  해거름에 긴 대나무 기대 서 있네  
 

출처 : 說文解字(재미나는 한문)
글쓴이 : 樂而忘憂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