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五言古風 장편
直中書省 謝靈運 紫殿肅陰陰 궁전은 엄숙하고 침침한데 彤庭赫弘敞 궁전 뜰은 밝고 넓게 확 틔었네 風動萬年枝 바람은 만년목의 가지를 흔들고 日華承露掌 햇빛은 승로장에 비친다 玲瓏結綺錢 영롱한 빛은 동전 모양의 비단창문에 맺혀있고 深沈映朱網 그윽한 빛은 그물모양의 붉은 창을 비추네 紅藥當階翻 작약은 계단에서 활짝 피고 蒼苔依砌上 이끼는 섬돌 위로 뻗어있네 茲言翔鳳池 이 중서성에 鳴珮多淸響 패옥이 울려 맑은 소리 성하구나 信美非吾室 진실로 아름다우나 나의 집은 아니니 中園思偃仰 고향 정원 안에서 뒹글 것을 생각하네 朋情以鬱陶 붕우 생각에 가슴 답답한데 春物方駘蕩 봄 경치는 한창이구나 安得凌風翰 어떻게 하면 바람을 탈 날개 얻어 聊恣山泉賞 산천의 감상을 실컷 할 수 있을까 | |||
古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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田家 柳宗元 籬落隔煙火 울타리 너머 연기 피어 오르고 農談四隣夕 저녁에 사방 이웃에선 농사 이야기 庭際秋蛩鳴 뜨락에 가을 귀뚜라미 울고 疎麻方寂歷 듬성듬성 삼대는 쓸쓸하다 蠶絲盡輸稅 누에 실을 다 세금으로 바쳤으니 機杼空倚壁 베틀은 할 일없어 벽에 기대어 있네 里胥夜經過 아전이 밤에 지나다 들르니 鷄黍事筵席 닭 잡고 기장밥 지어 잔치자리 마련하네 各言官長峻 각각 말하길, 관장이 엄하여 文字多督責 장부에 독촉이 많다고 東鄕後租期 동쪽 마을에선 조세시기 늦어 서두르다 車轂陷泥澤 수레바퀴가 진흙탕에 빠졌다네 公門少推恕 관가는 용서하는 일 적으니 鞭扑恣狼籍 마구 매질하여 짓밟는다 努力愼經營 힘써 잘 마련하라! 肌膚眞可惜 몸은 진실로 아껴야 되는 것 迎新在此歲 새 태수 올해에 맞이할 것이니 惟恐踵前跡 오직 전임 태수보다 심할까 걱정이로세 樂府上 無名氏 靑靑河畔草 푸르고 푸른 강가의 풀이여 綿綿思遠道 길이길이 먼 길 떠난 임 그린다 遠道不可思 먼 길이라 생각도 못했는데 夙昔夢見之 어젯저녁 꿈에서 만났다네 夢見在我傍 꿈에선 내 곁에 계시더니 忽覺在他鄕 홀연히 깨니 타향에 계시구나 他鄕各異縣 타향은 내가 있는 곳과 다르니 輾轉不可見 만날 수 없어 잠자리 뒤척인다 枯桑知天風 마른 뽕나무도 바람 알아 흔들리고 海水知天寒 바닷물도 추위 알아 차갑다네 入門各自媚 문에 들어서면 누구나 반기는 이 있는데 誰肯相爲言 나는 누구와 서로 말할까 客從遠方來 객이 먼 곳에서 와 遺我雙鯉魚 내게 두 마리 잉어를 주었네 呼童烹鯉魚 아이 불러 잉어를 삶게 하니 中有尺素書 그 속에 한 자 비단편지 있구나 長跪讀素書 한참 꿇어앉아 비단편지 읽으니 書中竟何如 편지 글 어떠한가 上有加餐食 위에 밥 많이 드시라 하고 下有長相憶 아래에 길이 서로 그립다 쓰여있네 七月夜行江陵途中作 陶潛 閑居三十載 한가로이 살아온 지 삼십 년 遂與塵事冥 마침내 세상일에 어둡다네 詩書敦宿好 詩書는 오래도록 더욱 좋아하고 林園無俗情 숲과 정원은 세속의 일이 없다네 如何捨此去 어찌하여 이런 것을 버리고 遙遙至南荊 멀리멀리 형주에 이르렀는가 叩枻新秋月 초가을 달밤에 노 저어 臨流別友生 강가에서 벗과 이별했네 凉風起將夕 저녁 무렵 시원한 바람에 夜景湛虛明 환한 밤 경치 즐기누나 昭昭天宇闊 밝고 밝은 하늘은 너르고 皛皛川上平 맑고 맑은 강물은 잔잔하여라 懷役不遑寐 갈 길을 생각하니 잠잘 겨를 없어 中宵尙孤征 밤중에도 혼자 길을 간다네 商歌非吾事 벼슬 구하던 ‘商聲의 노래’는 내 일이 아니니 依依在耦耕 언제나 농사일에 마음둔다네 投冠旋舊墟 관을 던지고 옛 땅으로 돌아가 不爲好爵縈 좋은 관작에 얽매이지 말아야지 養眞衡茅下 초가집에서 ‘참’을 길러 庶以善自名 내 이름 잘 보전하였으면 |
飮酒 陶 潛 羲農去我久 복희씨 신농씨 우리 사는 세상과 거리가 멀어 擧世少復眞 온 세상에 ‘참’으로 돌아가려는 이 드무네 汲汲魯中叟 노나라 공자께서 애쓰시어 彌縫使其淳 고쳐서 순박하게 하셨네 鳳鳥雖不至 비록 봉황이 이르지는 않았지만 禮樂蹔得新 禮樂이 잠깐이나마 새로움을 얻었다네 洙泗輟微響 공자의 가르침이 조금 퍼지려다 그치니 漂流逮狂秦 흐르고 흘러 광포한 진나라에 이르렀네 詩書亦何罪 詩書가 무슨 죄인가 一朝成灰塵 하루아침에 재가 되었구나 區區諸老翁 자상한 여러 노인이 爲事誠慇懃 일을 정성으로 간절히 하시었는데 如何絶世下 어찌 먼 후세엔 六籍無一親 六經을 가까이 하는 이 하나도 없는가 終日馳車走 종일 말을 달려 일삼으나 不見所問津 道를 찾는 이는 볼 수가 없구나 若復不快飮 만일 다시 쾌히 술을 마시지 않는다면 空負頭上巾 공연히 머리 위 두건을 저버리는 일 但恨多謬誤 다만 잘못을 할까 걱정이니 君當恕醉人 그대는 마땅히 술 취한 이를 용서하게나 歸田園居 陶 潛 少無適俗韻 젊어서부터 속세와는 맞는 것이 없고 性本愛丘山 성정은 본래 언덕과 산을 좋아했네 誤落塵網中 잘못 먼지 그물 속에 떨어져 一去三十年 단번에 삼십 년이 지났구나 羈鳥戀舊林 갇힌 새는 옛 숲을 그리워하고 池魚思故淵 못 속의 물고기는 옛 못을 그리워한다 開荒南野際 남쪽들에서 황무지 개간하고 守拙歸園田 전원으로 돌아와 ‘못남’을 지킨다네 方宅十餘畝 네모난 집터는 십여 무이고 草屋八九間 초가집은 여덟 아홉 칸. 楡柳廕後簷 느릅나무 버드나무 뒤 처마를 가리고 桃李羅堂前 복숭아 배는 마루 앞에 벌려있다 曖曖遠人村 희미하게 人家가 멀리 있어 依依墟里煙 마을의 연기 아련히 보이네 狗吠深巷中 개는 깊은 골목에서 짓고 鷄鳴桑樹顚 닭은 뽕나무 꼭대기에서 운다 戶庭無塵雜 집안 뜨락에 먼지 묻은 손님은 없고 虛室有餘閑 빈 방에는 넉넉한 여유가 있다 久在樊籠裏 오랫동안 새장 속에 갇혀 있다가 復得反自然 다시 自然으로 돌아오게 되었구나 夏日李公見訪 杜 甫 遠林暑氣薄 멀리 떨어진 숲이라 더운 기운 엷은데 公子過我遊 공자가 내게 놀러왔네 貧居類村塢 마을 언덕더미 같은 가난한 내 집은 僻近城南樓 외따로 성 남쪽 누각 가까이 있지만, 傍舍頗淳朴 이웃집 자못 순박하여 所願亦易求 원하는 것을 구하기 쉽네 隔屋問西家 집 너머 서쪽 집에, 借問有酒不 술이 있느냐고 묻자 牆頭過濁醪 담장 위로 막걸리 넘겨주니 展席俯長流 자리 펴고 길이 흐르는 물 굽어본다 淸風左右至 맑은 바람 좌우에서 불어오니 客意已驚秋 객은 속으로 벌써 가을인지 놀라네 巢多衆鳥鬪 둥지가 많으니 뭇 새들이 다투고 葉密鳴蟬稠 나뭇잎 빽빽하니 매미가 촘촘히 우네 苦遭此物聒 괴롭게도 이런 시끄러운 물건을 만났으니 孰語吾廬幽 누가 내 집을 그윽하다 하겠나 水花晩色靜 연꽃이 저녁에 고요히 피었으니 庶足充淹留 객 머물러 묵고 가게 하기에 충분하리라 預恐樽中盡 미리 술동이 안의 술이 다할까 걱정이노니 更起爲君謀 다시 일어나 그대를 위해 마련한다네 贈衛八處士 杜 甫 人生不相見 살면서 서로 만나지 못하는 모양이 動如參與商 번번이 떨어져 사는 삼성과 상성같네 今夕復何夕 오늘 밤은 다시 무슨 밤이길래 共此燈燭光 이 촛불을 함께 하고 있나 少壯能幾時 젊고 건장한 때가 얼마나 되나 鬢髮各已蒼 귀밑머리 머리카락 모두 세었구나 訪舊半爲鬼 친구를 찾아보니 반은 죽어 귀신이 되었으니 驚呼熱中腸 속이 끓어 놀라 소리지르네 焉知二十載 어찌 스무 해 만에야 重上君子堂 다시 그대 집에 오게 될 줄 알았겠나 昔別君未婚 지난 날 이별할 때에 그대는 혼인하지 않았었는데 兒女忽成行 지금은 아이들이 줄지어 있네 怡然敬父執 기쁘게 아버지 친구를 공경하여 問我來何方 내게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구나 問答未及已 문답이 마쳐지기도 전에 兒女羅酒漿 아이들이 술과 마실 것을 벌려놓네 夜雨剪春韭 밤비를 맞으며 봄 부추를 베어 新炊間黃粱 노란 좁쌀 섞어 새로 밥을 짓는다 主稱會面難 주인은 얼굴 보기 힘들다하며 一擧累十觴 한번에 십여 잔을 들이키네 十觴亦不醉 열 잔도 취하지 않으니 感子故意長 그대의 오랜 우정에 감동해서라네 明日隔山岳 내일이면 산악이 가로 놓여 따로 살 것이니 世事兩茫茫 세상일 어찌 될 지 양쪽 다 아득하네 |
石壕吏 杜甫 暮投石壕村 저물녘 석호촌에 투숙하였는데 有吏夜捉人 어떤 아전이 밤에 사람을 잡아가더라 老翁踰墻走 할아비는 담 너머 달아나고 老婦出門看 할미는 문을 나서서 바라본다 吏呼一何怒 아전이 지르는 소리 한결같이 어찌 그리도 성을 내며 婦啼一何苦 할미가 우는 소리 한결같이 어찌 그리도 괴로운가 聽婦前致詞 할미가 앞에서 넋두리하는 소리 들으니 三男鄴城戍 세 아들이 업성으로 수자리 살러 갔는데 一男附書至 한 아들이 보낸 편지에 二男新戰死 두 아들이 금방 싸움터에서 죽었다 하네 存者且偸生 산 자는 그래도 어떻게 살아가지만 死者長已矣 죽은 자는 영원히 그만인 것을 室中更無人 방안에 다시 사람이 없고 所有乳下孫 있는 것은 젖먹이 손자라네 孫有母未去 손자에게 어미가 있으나 아직 떠나지 못한 것은 出入無完裙 출입에 온전한 치마조차 없어서라 老嫗力雖衰 늙은 아낙이라 비록 힘은 쇠하였으나 請從吏夜歸 청컨대 아전 따라 밤길을 가서 急應河陽役 급히 河陽의 군영에 다다르면 猶得備晨炊 그래도 새벽밥은 지을 수 있을 것이외다 夜久語聲絶 밤에 오래도록 말소리 끊기더니 如聞泣幽咽 울며 나직이 오열하는 소리 들리는 듯 天明登前途 날이 밝아 길을 나섬에 獨與老翁別 홀로 늙은 할아비와 이별하네 佳人 杜甫 絶代有佳人 보기 드문 미인이 幽居在空谷 빈 골짜기 그윽한 곳에 산다네 自云良家子 스스로 말하기를, 양가집 딸로 零落依草木 지금은 영락하여 산골에 산다하네 關中昔喪敗 전에 관중에 난리가 났을 때에 兄弟遭殺戮 형제들이 죽었다오 官高何足論 벼슬이 높은 것이 무슨 소용인가 不得收骨肉 시신조차 거둘 수 없었다네 世情惡衰歇 사람들은 쇠약해지는 것을 싫다하지만 萬事隨轉燭 만사가 흔들리는 촛불신세 夫壻輕薄兒 남편은 경박한 사람이라 新人美如玉 옥같이 아름다운 새사람과 함께 하네 合昏尙知時 합혼초도 오히려 저녁때를 알아 합하고 鴛鴦不獨宿 원앙새도 홀로 잠들지 않는다 但見新人笑 다만 새사람의 웃음만 보니 那聞舊人哭 어찌 부인의 곡하는 소리 들리겠는가 在山泉水淸 산에 있으면 샘물이 맑고 出山泉水濁 산을 나오면 샘물이 흐려지네 侍婢賣珠廻 시비에게 진주 팔아 오게 하고 牽蘿補茅屋 넝쿨 당겨 띠집을 수리한다 摘花不揷髮 꽃을 따도 머리에 꽂지 않고 采栢動盈掬 잣을 따면 금새 한 움큼 天寒翠袖薄 날씨 차가와 비취 소매 얇아도 日暮倚脩竹 해거름에 긴 대나무 기대 서 있네 |